“상품권 판매로 속여 100억 세탁”… 부산 경찰, 자금 세탁 조직 13명 구속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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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스캠·투자 사기 돈세탁 일당 검거
상품권 거래 계좌 개설해 감시 따돌려
숙소 마련하고 조직적으로 범죄 감행

범죄 수익금을 허위 상품권 사업자 계좌로 입금 받아 인출해 범죄 조직에 건넨 일당 13명이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제공 범죄 수익금을 허위 상품권 사업자 계좌로 입금 받아 인출해 범죄 조직에 건넨 일당 13명이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제공

범죄 조직의 의뢰를 받고 상품권 거래를 가장해 100억 원 대 범죄 수익금을 돈세탁한 일당 13명이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자금 세탁 조직 총책인 30대 여성 A 씨와 중간 관리책인 20대 남성 B 씨, 조직원 11명을 범죄단체조직, 통신사기피해환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투자 사기, 로맨스 스캠 등으로 발생한 범죄 수익금 100억 원을 개인 사업자 계좌 10개로 이체 받았다. 이후 정상적인 상품권 매매로 위장해 인출하는 수법으로 자금 세탁을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 일당은 다수의 범죄 조직으로부터 수익금 인출을 의뢰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 씨 일당은 서울에 숙소 4곳을 마련해 행동강령을 두고 조직을 운영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A 씨는 고향 후배인 B 씨를 통해 조직원을 모집했고 경찰 수사에 대비해 조사 시 진술 방법을 공유하고, 증거 인멸을 지시하기도 했다.

A 씨가 포섭한 조직원들은 계좌로 범죄 수익금이 입금되면 주요 은행 43개 지점을 돌며 현금이나 수표로 인출해 A 씨, B 씨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인출 때마다 수수료 명목으로 최대 1%의 수수료를 받았다. A씨 일당은 모두 10억 원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추산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앞서 투자자 20명을 허위 증권 거래 사이트에 가입시킨 뒤 6억원 이상을 챙긴 사기 사건을 수사하다 A씨 일당의 범죄를 포착했다. 경찰은 사기 사건 피해금이 A 씨 일당의 상품권 거래용 계좌로 이체된 사실을 확인했다. 상품권 거래용으로 개인 사업자 계좌를 개설하면 거액의 자금이 자주 입출금되더라도 당국의 의심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일당에게 범죄 수익금 세탁을 의뢰한 투자 사기 조직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며 “최근 피싱 범죄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어 범죄로 의심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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