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철 시의원 “부산 청소년 정신건강 적신호…지원 체계 구축해야”
부산 청소년 정신질환 진료 인원 지속 증가
ADHD·경계선 지능도 늘어나는 추세
“마음의 건강 치료 위해 질적·맞춤형 지원 필요”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김형철(연제2) 의원은 4일 제332회 정례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정신건강에 취약한 부산 청소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 출석하고 있지만 정신적 어려움으로 학습과 일상생활에서 배제되는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김형철(연제2) 의원은 4일 제332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부산시와 시교육청의 체계적 지원을 촉구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19세 이하의 정신질환 진료 인원은 2020년 약 8만 8000명에서 2023년 13만 4400명으로 늘었다.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료 인원은 2020년 7만 7000명에서 2024년 18만 2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경계선 지능도 1100명에서 2800명으로 증가했다. 실제 병원을 찾은 학생만 포함된 수치로, 의료기관을 찾지 않은 학생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 지역 19세 이하의 정신질환 진료 인원도 크게 늘었다. 2020년 5600명에서 2023년 8600명으로 4년 만에 약 50% 증가했다. ADHD 진료 인원은 8100명에서 1만 7000명으로 늘었다. 부산기초학력지원센터 조사에선 부산 지역 경계선 지능 학생 수가 2022년 225명에서 2024년 464명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지원체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ADHD나 경계선 지능이 있는 학생들은 학습 속도와 대인관계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복되는 실패와 낮은 자존감으로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학습 부진으로 오해되거나 교사의 개인적인 헌신에만 해결책을 의존한 채 학생들은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치료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들이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김 의원은 “부산은 ADHD 진단 학생 수가 서울, 경기 다음으로 많지만, 전국적으로 6곳이 운영되는 병원형 위탁교육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원은 △ADHD 및 경계선 지능 학생 조기 진단 시스템 구축 △정신질환, ADHD·경계선 지능 학생 대상 병원형 위탁교육기관 설립 △교육청과 부산시 시민건강국 등 부서 간 유기적 협업체계 구축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정신건강 문제는 조용하지만, 그 파괴력은 교육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다”며 “부산의 초·중·고 학생 수가 이미 30만 명 이하로 감소한 상황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건강한 성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단순한 양적 지원이 아니라 질적·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