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대비 이커머스 물류센터·벙커링기지 구축을”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항 신항 및 진해신항 계획평면도. 해수부 제공 부산항 신항 및 진해신항 계획평면도. 해수부 제공

북극항로 활성화에 대비해 부산항 신항과 진해신항에 한중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물류센터와 LNG 벙커링 기지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이 추진하는 한중일 경제 협력 추진 단체 ‘동북아 공동 시장 협의회’ 한국 대표를 맡고 있는 김덕준 회장은 지난 5일 경남도와 경남연구원이 주최한 ‘진해신항 북극항로 진출 거점 원탁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20년 오거돈 부산시장 재임 당시 부산시에 100만㎡ 규모의 동북아 e커머스 물류센터 구축을 제안했다가, 오 시장이 중도에 불명예 퇴진하면서 중단된 사업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 회장은 “이미 상당 수준의 북극항로 운항 경험을 축적한 중국이 내년부터 컨테이너를 활용한 특송 화물 정기 운송을 시작하려 하는데, 특송 화물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한중일이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점에서 중국과 일본의 가운데 위치한 부산항이 물류센터로 최적지”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 분석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228.9조 원으로 중국(3954.2조 원), 미국(1521.6조 원), 영국(256.3조 원), 일본(252.9조 원)에 이어 세계 5위였다. 한중일의 이커머스 시장은 4436조 원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지난 9월 말 중국 닝보저우산항을 출발, 북극항로로 20일 만에 영국 펠릭스토우항에 도착하면서 운송한 화물에도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된 패스트패션 의류 등의 물품이 대거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알리바바가 중국 항저우에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물류센터의 인공지능(AI), 로봇 기술과 우리나라 쿠팡 등의 기술을 접목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센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김 회장은 부산항이 북극항로의 거점항이 되기 위해 필수적인 인프라로 벙커링 시설을 꼽았다.

김 회장은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 사할린으로부터 천연가스를 동시에 도입할 수 있다고 보고, 북극항로 운항 선박들이 저탄소 연료를 부산항에서 충분히 채우고 갈 수 있도록 벙커링 기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싱가포르가 세계 최대 환적항이자 해양금융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배경에 선박 연료유 벙커링 산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해양금융이 있었다고 밝히고, 일본의 최대 전력회사이자 가스 전문 유통회사인 JERA를 본보기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KOGAS), 부산시, 경남도, 부산항만공사(BPA) 등이 침여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천연가스 유통·판매 사업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선박용 LNG(액화천연가스) 판매뿐 아니라 아직 천연가스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 등에도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BPA는 선박용 LNG 벙커링 수요에 단기적으로는 울산항의 LNG기지에서 벙커링 선박을 활용해 선박 대 선박(STS) 방식으로 대응하고, 부산항 신항 남컨테이너 배후부지에 LNG와 메탄올 벙커링 기지를 2035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수소와 암모니아 등을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KOGAS가 사업성이 낮다고 보는 신항 LNG벙커링 기지에 대해 BPA가 직접 상부시설까지 지어 운영사를 모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