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호남행 나선 장동혁…절연 못하는 ‘윤’에 발목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장동혁, 첫 호남행서 시민단체 반발로 참배 무산
시민단체, ‘윤석열 면회 이력’ 비판
이준석 “계엄 일으킨 대통령 앞에 쩔쩔매는 국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시민단체의 항의에 참배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시민단체의 항의에 참배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섰지만 시민단체의 반발로 5·18국립묘지 참배가 무산됐다. 시민단체는 장 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이력 등을 이유로 “진정성이 없다”고 반발했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연대론이 제기된 개혁신당도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없이는 연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장 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6일 오후 광주시 북구에 위치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하지만 광주전남촛불행동 등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5월 묘역 참배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이들의 진입을 가로막았다. 시민단체는 “장 대표는 국회 입성 전 광주지법 판사로 근무하면서 전두환 재판에 특혜를 부여했다”며 “계엄에 동조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후 면회를 하며 내란에 대해 죄책감도 없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당직자들과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참배를 시도했지만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장 대표는 방명록조차 작성하지 못했고, 시민단체는 추모탑 옆에 세워진 장 대표 명의의 조화와 명패를 부쉈다. 몸싸움 과정에서 장 대표의 겉옷이 벗겨지기도 했다.

결국 장 대표는 참배 대신 지도부와 함께 3초간 묵념을 한 뒤 “이것으로 참배를 갈음한다”고 말하고 묘지에 도착한 지 10여 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당초 예정됐던 5·18단체와의 간담회도 단체 측의 대화 거부로 무산됐다.

앞서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과의 동행 의지를 거듭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민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다. 그는 이번 광주 일정을 시작으로 매달 한 차례 이상 호남을 방문해 정례적인 소통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장 대표는 “5·18 민주 묘역 조성과 특별법 제정은 모두 국민의힘의 전신인 신한국당 시절 김영삼 대통령의 위대한 결단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우리 당 강령에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과 조국 근대화 등 산업화 정신을 동시에 계승한다고 명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두 정신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두 개의 위대한 기둥”이라며 “5월 정신이 대한민국의 긍지가 되고 역사의 자부심 되도록 국민의힘은 진심을 다해 호남과 동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지역 여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절연 없이 호남 민심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선거 연대론이 나온 개혁신당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계엄을 일으키고 탄핵으로 정권을 헌납한 전직 대통령 앞에서 쩔쩔매는 퇴보한 모습을 보며 국민들이 어떤 기대를 가질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를 견제할 대안세력은 국민의힘이 아닌 개혁신당”이라며 “다음 지방선거에서도 ‘연대’ 같은 산술적 정치공학보다 국민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