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고교 선택 기준은 ‘학생 수’… “부산, 수도권보다 불리”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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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1 대상 도입 고교학점제
학생 수 많은 학교가 상대적 유리
부산 일반고 75%가 200명 이하
수도권보다 내신 관리 선택 폭 좁아
지방 중심 자공고 등 수요 몰릴 수도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이 지난달 26일 부산 서구 동아대 부민캠퍼스를 방문해 박물관과 학교 시설 등 캠퍼스 투어를 하고 있다. 동아대는 고3 학생들을 위한 대입전형과 전공 안내, 대학생활 간접 체험 등 ‘캠퍼스 방문 전공특강’ 행사를 이달까지 6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정종회 기자 jjh@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이 지난달 26일 부산 서구 동아대 부민캠퍼스를 방문해 박물관과 학교 시설 등 캠퍼스 투어를 하고 있다. 동아대는 고3 학생들을 위한 대입전형과 전공 안내, 대학생활 간접 체험 등 ‘캠퍼스 방문 전공특강’ 행사를 이달까지 6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정종회 기자 jjh@

올해 고등학생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내년도 예비 고등학생과 학부모가 ‘학생 수 많은 학교’를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교학점제 안에서는 학생 수가 많아야 선택 과목이 잘 개설되고, 내신 등급 확보도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부산은 일반고 4곳 중 3곳이 고1 재학생 수가 200명 아래인 것으로 나타나, 수도권 등 다른 지역 학생보다 내신 확보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 일반고 75%가 ‘고1 200명 이하’

입시 전문업체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일반고 1696개교 중 884개교(52.1%)는 고1 학생 수가 200명 미만이었다. 이 가운데 277개교(16.3%)는 1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대로 300명 이상 학교는 236개교(13.9%)에 불과해 전국적으로 중·소규모 학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부터 고1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는 학생 수가 많은 학교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학생이 많을수록 수강 인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기존 내신 9등급제가 5등급제로 바뀌면서 1등급 기준이 상위 10%로 늘어나 변별력이 약화된 상태다. 학생 수가 많을 경우 등급 분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내신 확보에 대한 압박을 덜 느끼게 된다.

이 때문에 학생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부산은 수도권에 비해 내신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기준 부산 일반고 95곳 중 고1 학생이 200명 이하인 학교는 72곳(75.8%)에 달했다. 이 가운데 100명도 채 안되는 학교도 8곳 있었다. 300명 이상 학교는 단 3곳뿐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100명 미만 8곳(8.4%) △100명대 64곳(67.4%) △200명대 20곳(21.1%) △300명대 2곳(2.1%) △400명대 1곳(1.1%)이다.

반면 수도권은 내신 관리나 선택 과목 다양성 등에서 부산보다 선택 폭이 훨씬 넓었다. 서울은 일반고 213곳 가운데 고1 학생이 200명을 넘는 학교가 116곳(54.5%)이었고, 인천도 88곳 중 46곳(52.3%)이 200명 이상이었다. 경기는 그 비중이 더 컸다. 전체 396곳 중 313곳(79%)이 고1 학생 200명 이상이었고, 이 가운데 300명 이상 학교도 125곳(30.6%)에 달했다.

■일반고 학업중단 비율 2.8%

고교 진학 이후 내신 경쟁 부담이나 학교 적응 문제로 전출하거나 학업을 중단하는 비율 역시 예비 고1이 살펴야 할 중요한 지표다. 2024년 기준 고1 전출 비율은 지역 자사고가 6.7%로 가장 높았고, 외고 3.6%, 전국 자사고·국제고 2.7%, 일반고 2.3%, 과학고 1.6%, 영재학교 0.3% 순이었다. 전출 상위 10개교 가운데 6곳이 자사고였는데, 혹독한 내신 경쟁 환경이 원인으로 꼽힌다.

같은 해 학업중단 비율은 일반고가 2.8%로 가장 높았다. 외고·국제고가 2.6%, 지역·전국 자사고는 1.8%, 과고 1.4%, 영재학교 0.1%로 뒤를 이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고1 학생 44명(8.2%)이 학업을 중단한 사례도 있었다.

교육계는 2026학년도 고교 선택이 단일 변수로 설명되기 어려운 ‘복합 구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신 5등급제로 인한 성취도 부담, 고교학점제 운영 여건, 지역 간 학생 수 양극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학교별 격차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내 특목고·자사고가 없는 지방에서는 학생 수가 실질적인 선택 기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고, 규모가 큰 자공고나 특화고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지난해 입시 흐름을 고려하면 특정 특목고·자사고로의 급격한 쏠림은 올해 크게 확산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생 수 경쟁력이 있는 학교에 지원이 몰리면서 고교 유형을 가리지 않고 선호·기피 양극화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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