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장례식장 운영권 줄게”… 9억 뜯은 사기꾼 ‘징역 5년’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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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50대 남성에 실형 선고
기존 장례식장 운영자 상대로 사기
보훈청에 돈 줘야 한다며 송금 요청
재판부 “운영권 넘길 의사·능력 없어”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DB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DB

병원 장례식장 운영권을 준다고 속여 9억여 원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기꾼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 씨는 부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 위탁 운영권을 준다고 속여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B 씨에게 총 9억 6680만 원을 뜯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의료원 인수를 명목으로 2020년 5월 주식회사를 설립했고, B 씨는 다른 장례식장 2곳을 운영 중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2021년 12월 범행 공모자인 C 씨와 부산 동구 부산역 주변 카페에서 B 씨를 만나 “부산 병원 장례식장 운영권을 갖고 오면 당신과 C 씨가 위탁 운영을 해라”고 속였다. C 씨는 이날 “부산보훈청이 결재를 해서 해당 장례식장 운영권을 조만간 인수한다”고 거짓말을 보탰다. 당시 C 씨는 태양광 관련 회사를 운영하면서 A 씨와 각종 사업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C 씨는 2022년 3월 피해자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부산·광주·서울 병원 등 장례식장 위탁 운영과 관련해 보훈청에 돈을 지급해야 하니 5억 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그 말에 속은 B 씨는 계좌로 5억 원을 송금했다.

범행은 이듬해에도 계속됐다. A 씨는 2023년 3월 부산 수영구 식당에서 B 씨를 만나 장례식장을 공동 운영하기로 약정했다. A 씨는 “부산·광주·서울 등 각 장례식장에 대해 C 씨와 맺은 공동사업 계약을 파기했다”며 “계약이 무효가 돼 당신과 계약해도 문제가 없다”고 속였다.

A 씨는 B 씨에게 “장례식장 운영권을 받으려면 보훈청에 추가로 돈이 들어가야 한다”며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대한민국상이군경회가 장례식장 운영권을 이전하는 데 추가로 돈을 요구한다”고 거짓말을 이어갔다. 결국 B 씨는 2023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A 씨에게 27회에 걸쳐 4억 6680만 원을 송금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장례식장 위탁 운영권을 B 씨에게 넘길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서울·부산·광주 등 병원 장례식장은 대한민국상이군경회와 고엽제전우회 등 보훈단체에서 수의계약 후 위탁 운영하는 곳이었다. 국가보훈부나 지방 보훈청이 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었고, 장례식장 운영권을 제3자에게 재위탁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A 씨는 2019년 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사기죄 등으로 정역 10개월을 선고받아 수감된 전력도 있었다.

재판부는 “A 씨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많은 돈을 받았다”며 “범행 경위와 피해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종 범죄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 처벌을 받았고, 특가법 사기로 누범 기간 중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B 씨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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