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 지지도 36% ‘집권 후 최저’… 내년 중간선거 빨간불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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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70% 생활비 감당 어려워
경제 분야 악화 속 유권자 외면
지지율 하락 속 자신의 성과 자랑
중간선거 앞두고 여론 전환 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 지지도가 집권 1·2기를 통틀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하락 추세를 보이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연설을 통해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며 여론 반전을 꾀했다.


17일(현지 시간) PBS 방송과 NPR,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지난 8~11일 성인 14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2%포인트(P))에서 응답자의 57%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6%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1·2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38%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집권 1기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4%였다.

응답자 10명 중 7명(70%)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생활비가 감당하기 매우 어렵거나 전혀 감당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마리스트가 해당 질문을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활비가 감당할 만하거나 매우 감당할 만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30%였다.

경제 분야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은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바 있다. 2022년 초 물가상승률이 정점으로 향할 때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 지지도는 36%까지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경제 불만을 적극 활용해 백악관 탈환에 성공했지만, 같은 문제로 내년 중간선거에서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리스트 여론조사 연구소장인 리 미링고프는 “생활비 부담 문제가 유권자들에게 최대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그 책임은 결국 최고 행정 책임자(대통령)에게로 돌아가게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재집권 뒤 지난 1년간 이룬 경제 분야 성과 등을 직접 발표하며 여론 전환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20분 가까이 생중계한 대국민연설을 통해 “취임 1년 만에 우리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이뤄냈다”며 “지난 11개월 동안 우리는 미국 역사상 그 어느 행정부보다도 워싱턴에 더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고물가 상황과 경제적 어려움이 전임 정부인 바이든 행정부의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에서 파탄 직전에 놓였던 경제를 되살리고 있다”며 “지난 (조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의 동맹 세력(민주당)은 수조 달러를 국고에서 빼내 물가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나는 지금 그 높아진 물가를 매우 빠르게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도입한 새 감세 정책으로 많은 미국 가정이 연간 1만 1000~2만 달러(약 1630만~2960만 원)를 절감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봄은 관세 효과와 (감세) 법안에 힘입어 사상 최대 규모의 환급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 장병 145만 명에게 이번 크리스마스 이전에 ‘전사 배당금’이라는 특별 지급금을 1인당 1776달러(약 26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12개월 안에 1600개의 신규 발전소를 개설할 예정”이라며 “누구도 쉽게 깨지 못할 기록이 될 것이며, 전기 요금과 전반적인 물가가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강력한 국경 방어 정책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 개선, 마약과의 전쟁, 의약품 및 에너지 가격 인하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민심 달래기에 주력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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