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바닥 쳤나…"한국 경제, 올해 9월 저점 찍고 반등 추정"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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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 "2022년 11월 정점 찍고 34개월간 수축 종료"
경제 전문가들 "내년 1월 제조업 경기 개선 전망"
산업연, 1월 전망 PSI 104…7개월 연속 기준치 상회

부산항 신선대부두,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부산항 신선대부두,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우리나라 기준순환일 및 최근 기준순환일 추정 결과.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캡처 우리나라 기준순환일 및 최근 기준순환일 추정 결과.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캡처

장기간 침체를 지속해오던 한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본격 회복 국면에 접어든걸까. 한국 경제가 2022년 11월부터 34개월간 수축하다가 올해 9월께 저점(바닥)을 찍고 다시 확장기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최근 경기전환점 발생 여부 추정'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한국의 공식 경기 순환기는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하는 기준순환일에 따라 결정된다. 하나의 순환기는 경기 저점에서 시작해 정점을 거쳐 또 다른 경기 저점을 만나면 마무리된다.

다만, 국가데이터처의 공식 경기전환점 발표는 보통 약 3년의 시차를 두고 이뤄져 최신 경기 전환 발생 여부에 대한 정보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김 연구위원은 짚었다.

가장 최근 발표된 기준순환일은 제12순환기 시작 저점인 2020년 5월이다.

김 연구위원은 2020년 5월 이후 경기전환점을 추정하기 위해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일종인 학습벡터양자화를 이용해 각종 경기동행지수 변수 및 심리지수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한국 경제는 2022년 11월 정점을 찍고 경기수축기에 진입한 이후 올해 9∼10월께 경기확장기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경우 2020년 5월 시작된 제12순환기의 경기수축기는 34개월로, 역대 최장이었던 제11 순환기의 수축기(32개월)보다도 길다. 또 제8순환기(2001년 7월∼2005년 4월) 이후 처음으로 확장기보다 수축기가 더 긴 순환 주기가 될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짚었다.

이번 분석에 사용된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예측 정확도는 약 91.5%다.

해당 알고리즘으로 과거 경기 확장기 및 수축기를 예측했을 경우 실제 경기 정점과 알고리즘 예측 간에 오차는 최대 6개월이었다. 저점 예측의 경우 오차는 최대 4개월이다.

김 연구위원은 다만, 선행연구에서 3개월 연속 동일한 경기 국면이 지속된 경우에 경기전환이 이뤄진 것으로 판정하는 만큼, 올해 11월 데이터에 대한 경기전환점 판정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반도체. 연합뉴스 반도체. 연합뉴스

한편, 내년 초에도 국내 제조업 업황이 전체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반도체 호조가 계속되고 석유화학 업계의 사업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8∼12일 업종별 전문가 121명을 상대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제조업 업황 전망 PSI가 104로 기준치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PSI는 100(전월 대비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월보다 업황이 개선됐다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0에 근접할수록 업황이 악화했다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내년 1월 업황 전망 PSI는 7개월 연속 기준치를 상회한 것이다. 다만, 전달 반도체 업황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6포인트 하락했다.

세부 지표로는 수출(102)은 기준치를 웃돌았으나 내수(96)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수준(105)도 기준치를 상회한 가운데 투자(115)와 채산성(102)도 상승세를 보이며 개선 기대감이 컸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137로 기준치를 훌쩍 웃돌았으나 전월보다는 21포인트 내렸다. 화학이 127로 전월 대비 34포인트 오르며 크게 상승했다. 이는 정부의 압박 속에 석화 업계가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등 자발적인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헬스(114), 기계(106) 등도 100 이상을 나타내 전망이 밝았다. 그러나 디스플레이(85), 조선(93), 철강(83), 섬유(85) 등은 기준선을 밑돌았다.

한편, 12월 제조업 업황 현황 지수는 102로 전월(111)보다 9포인트 하락하며 내림세로 전환했다. 내수(104)와 수출(102), 생산(102), 투자(107), 채산성(102) 모두 기준치를 웃돌았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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