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치솟자 증권사·서학개미 정조준하는 금감원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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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해외투자 실태 점검 확대
업계, 신규 고객 유치 이벤트 중단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04포인트 오른 4,020.55에, 코스닥은 13.94포인트(1.55%) 오른 915.27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04포인트 오른 4,020.55에, 코스닥은 13.94포인트(1.55%) 오른 915.27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원달러 환율 급등세를 잡기 위해 증권사와 서학개미 등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고환율 속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해외 투자 신규 마케팅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인데 투자자 보호 강화 취지라고 설명하지만, 시장에서는 서학개미 투자 활동을 부추기지 말라는 압박으로 해석하고 있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9일부터 키움증권과 토스증권에 대해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해외투자 영업 행태 관련 실태 점검 이후 현장검사로 전환해 문제 소지가 있는 부분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이들 증권사는 해외투자 관련 거래대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8일 회의에서 증권사 해외투자 실태점검 대상을 확대하고 문제 소지가 확인되면 즉시 현장검사로 전환한다고 예고했다. 특히 투자자를 현혹하는 과장 광고, 투자자 위험 감수 능력에 맞지 않는 투자 권유, 투자 위험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 등 위법·부당행위가 발견되면 해외주식 ‘영업중단’ 등 최고 수준으로 엄정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속속 해외투자 신규 마케팅을 중단하기로 했다. 최근 증권업계는 신규 가입 시 해외투자 지원금 제공이나 수수료 무료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 기반 확대에 집중해왔으나, 당분간 해외투자 행사·광고 등 관련 이벤트를 일절 중단할 예정이다. 기존에 해왔던 해외투자 광고도 내리고 있다. 다만 행사 기간이 남은 기존 이벤트는 법률적 검토를 걸쳐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의 주범으로 서학개미를 지목해왔던 만큼 그 불똥이 튀는 것 같다”며 “국내 증시 수익률이 안 좋으면 반대로 국내 주식 마케팅도 금지 시킬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은 올해 들어 해외주식 거래 상위 12개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1조 9505억 원(11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미 작년 연간 수익(1조 2458억 원)을 넘어섰고, 2023년(5810억 원)의 3배 이상이다. 올해 환전 수수료도 4526억 원으로 지난해(2946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해외 주식 계좌 중 절반에 가까운 49.3%가 손실로 나타났고, 계좌당 이익도 50만 원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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