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외국인 관광객 300만 돌파에도, 업계 종사자 80% ‘관두고 싶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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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 성장 이면에 드러난 노동 현실
5성급 호텔일수록 업무량 늘고 인력 줄어

2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혁신홀에서 ‘부산지역 관광·숙박업 종사자 노동 실태와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부산노동권익센터 제공 2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혁신홀에서 ‘부산지역 관광·숙박업 종사자 노동 실태와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부산노동권익센터 제공

올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300만 명을 넘어섰지만,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관광·숙박업 종사자 10명 중 8명은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성급 호텔 종사자들의 업무 강도와 부담은 4성급 이하 숙박시설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노동권익센터는 2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혁신홀에서 ‘부산지역 관광·숙박업 종사자 노동 실태와 과제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토론회는 호텔 등 관광·숙박업 종사자의 노동 현실을 점검하고 개선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9.9%가 평소 이직 또는 퇴사를 고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낮은 임금(20%) △불규칙한 노동 시간(13.3%) △고객 응대·감정노동 심함(10.1%)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날 공개된 실태조사는 부산 지역 관광·숙박업 종사자 522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1일부터 10월 1일까지 진행됐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간한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부산지역 숙박업(호텔·여관·민박 등) 종사자의 월평균 임금은 259만 원으로, 전국 평균(278만 원)에 못 미쳤고, 서울(306만 원)·제주(268만 원) 등 주요 관광 도시보다도 낮았다.

감정노동 문제도 심각했다. 조사 대상자의 53%는 고객으로부터 언어폭력이나 무례한 대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지난 1년간 5성급 호텔은 4성급 이하 숙박 시설에 비해 일의 종류와 업무량이 증가한 반면, 해당 업무를 맡는 인원 수는 감소했다는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토론회에서는 관광·숙박업 종사자의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적정 임금 보장과 충분한 근무 인원 확보, 고객 갑질 보호 장치 마련 등이 제안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종환 경제금융물류학부 교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추승우 교수, 부산노동권익센터·파라다이스호텔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부산노동권익센터 전효주 연구위원은 “매년 관광객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관광·숙박업은 부산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며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을 개선하고 직무 만족도를 높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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