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 고민하는 김병기…의혹 확산 속 사퇴 압력은 가중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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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기자회견서 ‘원내대표직 유지’ 입장 전망 불구
자신과 가족 둘러싼 갑질·특혜 의혹은 연일 확산
당내 반응도 ‘싸늘’…‘버티기’ 어렵다는 전망 지배적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9일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을 마친 뒤 이동하며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9일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을 마친 뒤 이동하며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그 가족의 갑질·특혜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그의 거취를 둘러싼 당 내외 압박이 커지는 분위기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의혹에 대한 소명과 함께 원내대표직 ‘유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열린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 뒤 기자들로부터 거취 표명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일절 답하지 않았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김 원내대표가 내일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입장 발표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확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와 관련된 갑질·특혜 의혹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차남의 숭실대 편입 개입에서 시작된 의혹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쿠팡 대표 등과 고가의 오찬, 대한항공으로부터 약 160만 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 수수, 지역구 대형병원 진료 특혜, 배우자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국정원에서 일하는 장남 업무에 보좌진 활용 등 하나하나가 간단치 않은 사안이다. 특히 오랜 기간 함께 일했던 전 보좌진들이 증거를 갖고 폭로를 주도하는 형국이어서 여론 반응도 김 원내대표에 전혀 호의적이지 않다.

민주당의 공식적인 반응은 우선 김 원내대표의 입장 표명을 지켜보자는 것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일 입장표명은) 일단 해명과 사과에 더 방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고 나서도 국민께서 납득하지 못한다면 이후에는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아직까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 안팎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민의힘은 원내대표직뿐만 아니라 의원직 사퇴까지 촉구하고 있고, 범여권인 조국혁신당과 진보당도 “사안이 엄중하다”며 사실상 거취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내에서도 ‘용단’, ‘당에 부담을 안 주는 방법’ 등을 언급하며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염두에 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의원직은 몰라도 원내대표직 사퇴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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