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게’ 조사 비판… “동명이인 글 가족 명의 조작, 책임 물을 것”
한동훈, 당무 감사 결과에 법적 대응 언급
“동명이인 글 조작”… 이호선 위원장 비판
친한계 “내부 총질”… 당내 반발 확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연 토크콘서트에서 참가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와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의 관리 책임을 물어 중앙윤리위원회에 조사 결과를 전달한 것을 두고, 한 전 대표가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의 허위 사실 유포를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 친한계(친한동훈계)에서도 “내부 총질”이라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당내 갈등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 30일 SNS를 통해 이 위원장이 개인 블로그에 ‘당원 게시판 조사 결과’라며 게시물을 올린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동명이인의 글들을 마치 한동훈 명의, 한동훈 가족들 명의 게시 글인 것처럼 게시했다”며 “이는 고의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도적인 흠집 내기 정치 공작에 민형사상 법적 조치로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이 위원장의 허위 주장을 그대로 유포하는 것에 대해서도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31일에도 SNS를 통해 당무감사위 조사 결과를 재차 비판했다. 그는 “이 당무감사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의 게시물을 제 가족의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하는 등 게시물 명의자를 조작해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본인이 당원 게시판에 가입하지 않았고, 욕설성 글은 동명이인 한동훈이 작성한 것임에도 당무 감사 과정에서 이를 가족 명의로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작에 대해 이호선 씨와 가담자들, 그 배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가족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을 비판하는 사설과 칼럼을 공유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 제대로 가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올린 것은 맞지만, 윤 전 대통령 부부 등을 원색적으로 비판한 글들은 본인이나 가족과 무관한 제3자가 작성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이 위원장은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당원 게시판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공론장으로 당원들이 각자 목소리를 내는 자리다”며 “그런데 이 사건은 풀뿌리 대신 인조 잔디를 깔아 놓고, 진짜 잔디라고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 부부·황우여·추경호·나경원·안철수·이준석·유승민·원희룡·정점식 등 당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들에 대해 막말한 사례를 열거했다.
당무 감사 결과를 두고 친한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반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배현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당무감사위원장이란 중요 보직자가 눈치도 없이 당의 중차대한 투쟁의 순간마다 끼어들어 자기 정치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며 “당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성국 의원도 “익명성을 전제로 운영되는 공간에 칼럼이나 사설을 공유한 게 무엇이 문제냐”면서 “특정인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힐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정훈 의원은 “당원 게시판이 한 전 대표에 대한 욕설로 도배될 때 가족이 방어 차원에서 칼럼과 사설을 올린 게 무슨 대단한 잘못이라고”라며 “대여 공세 재료가 넘치는 시점에 내부 총질이라니”라고 비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