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춘문예-동시 당선 소감] "잃어버린 동심 찾는 여정에 새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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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월


류한월 동시 당선자. chan@ 류한월 동시 당선자. chan@

생각해 보면, 아주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셸 실버스타인의 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저는 그 나무가 주는 위로를 잊고 살았습니다.

오십이 넘어 홀로 시작한 동시 쓰기는 아동문학이라는 숲으로 돌아가는 여정이었고, 잃어버린 동심을 찾아 떠난 고단한 순례였습니다. 제 안의 어린이를 찾아 헤매다 마주한 것은 종종 초라하고 타락한 어른의 얼굴이어서 타이핑하는 손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다 올가을, 서늘한 바람 속에서 저는 제 안의 어린이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수상이나 타인의 시선을 지운 자리에, 오롯이 서정적이고 순수했던 옛 시간을 재발견하는 기쁨이 차올랐습니다. 그 순간 알았습니다. 기쁨과 불안이 한 몸이었던 그 시절의 순수함이 여전히 제 안에 숨 쉬고 있음을.

이번 당선은, 잃어버린 그 마음을 찾아 떠난 여정 한가운데 놓인 이정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의 도착점이자, 동시에 또 다른 숲을 향해 떠나는 출발점 말입니다.

2025년은 저에게 선물 같은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부산과의 인연이 참으로 깊고 푸릅니다. 몇 달 전 사하모래톱 문학상을 받으며 부산을 찾았는데, 다시 이곳 부산일보를 통해 인연을 맺게 되니 이 도시가 저를 부르는 듯한 따뜻한 착각마저 듭니다. 심사위원님들과 <부산일보>의 귀한 선택에 감사드립니다.

제 삶의 뿌리가 되어주신 고 류춘계 할아버지, 고 박희섭 상무님, 류민정, 김라온과 가족들, 이향숙 본부장님, 김현경 님, 박예송 님, 문단의 유일한 지인 정지윤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2의 고향 제천시와 제천문화재단, 이수경 팀장님 감사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세상의 작은 것들을 귀하게 여기며,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어른의 책임으로 성실하게 기록하는 동시인이 되겠습니다.


약력: 서울 출생,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202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이메일 ryuhanwo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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