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춘문예-동시] 엄마의 머그컵 / 류한월
삽화=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엄마가 제일 아끼는 머그컵을 깼어
식탁 모서리에 톡, 부딪혔을 뿐인데
쨍그랑, 소리가 아침을 부쉈어
안 돼! 엄마의 외침에
심장이 쿵, 하고 떨어져
조각들 옆에 나란히 엎드렸어
놀란 내 머리카락이 솟아오르고
어깨에 앉아 있던 먼지 세 톨은
악!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저쪽 벽까지 날아갔어
물바다가 된 바닥에
멍하니 맨발로 서 있는 나
그때 엄마가 다가와
발밑에 수건을 깔아주었어
상어 이빨이 번뜩이는
무서운 바다 한가운데
내가 디딜 수 있는
작은 섬 하나를 만들어주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