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학 공모전-일반부 시조 최우수상] 갯벌 도서관 /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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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관의 서가는 펄로 이어져있다

밀물과 썰물이 서로 몸을 바꾸는 시간엔 잘 허물어져서

사서는 책을 쌓아두지 않고 넓게 펼쳐놓는다

썰물 때 밀려온 먼바다의 신간들이

따개비며 각굴 사이에 꽂혀 있다가

밀물질 때 차르르 책장을 펼치며 불립문자로 일어선다

칠게며 동죽이며 기웃대는 것도 잠깐

아낙들 지나간 자리마다 읽다 만 글귀들이 널린다

개흙에 숨은 구절은 삶에 들러붙어 노래를 부르고

망태기에 담겨 나간 것들은 돌아온 적 없어서

그녀들은 언제나 장기 연체 중이다

넓적부리도요가 발소리도 없이 띄엄띄엄 지나가고

반납하지 않은 바다 수두룩해도 신간은 매일 들어온다

아무리 펼치고 읽어도 이 갯벌을 다 배운 사람 아직 없다며

할매는 아랫니 내보이며 히죽 웃는다

여기저기 펄 아래 가려진 책들을 뒤집으며

널배를 타고 돌아나가는 길은 자서전이 되고

바람 없이도 넘어가는 바다를 읽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갯벌 도서관은 출입문도 없이 상시 개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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