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말의 해’ 뜨자 연일 불기둥… “코스피 최고 5500 간다” [커버스토리]
상승세 증시, 2026년 새해 전망은
연초부터 단숨에 4400선 돌파
꿈의 지수 5000선 달성 기대감
증권사 11곳 3500~5500 예상
미국·유럽 등 주요국 금리 인하
상법 개정·분리과세 세율 조정
AI 전환·반도체 호조 등 긍정적
미 중간선거·AI 버블론은 변수
2026년 새해부터 주식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사상 처음으로 43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5일 4400선을 넘으며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천피’ 고지에 완전히 안착한 코스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꿈의 지수’로 불리는 5000선 도전으로 집중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코스피의 예상 등락 범위는 3500~5500포인트다.
■유동성·정책·AI 대전환 ‘삼박자’
증권가에서는 올해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강세장의 주요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과 재정 확대가 맞물리며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의 규모가 유례 없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대체로 2회 안팎으로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2차례 이상 인하할 경우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유럽, 한국 등 주요국 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 경기 부양 드라이브까지 상승 추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지난해 4월 시작된 대세 상승 국면이 최소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 관련 정책 환경도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배당 확대와 상법 개정 등의 정책적 드라이브가 국내 증시에 대한 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올해는 이재명 정부 2년 차로 정책 여력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며 “자사주 의무 소각을 담은 3차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조정 등이 나타나면 내년 코스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리레이팅(재평가)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AI산업으로의 대전환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 등도 긍정적이다.
과거 인터넷 혁명 사이클 대비 현재 AI 투자는 초기 수준으로 관련 투자는 2027년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AI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반도체 중심의 국내 증시 역시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최대 5500 전망
코스피가 연초부터 4300선에 이어 4400선까지 단숨에 돌파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이제 5000선 도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11곳이 내놓은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는 최소 3500에서 최대 5500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상단 범위는 4500~5500포인트다.
증권사 11곳 중 예상 밴드의 하단과 상단이 가장 높은 곳은 NH투자증권으로 4000~5500을 등락 범위로 제시했다. 국내 정책 모멘텀이 이어지고 AI 투자 사이클 지속에 따른 반도체 실적 개선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NH투자증권의 의견이다. 현대차증권(3900~5500)도 코스피가 최대 55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이밖에 대신증권(4000~5300)과 KB증권(3800~5000), 신한투자증권(3700~5000) 등도 코스피가 ‘오천피’ 시대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반면 키움증권(3500~4500), iM증권(3500~4500), 한화투자증권(3700~4500), 한국투자증권(3900~4600), 하나증권(3750~4650), 삼성증권(4000~4900) 등은 코스피 상단이 5000선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상고하저’ 예상
AI산업 발전과 이에 따른 반도체 호황 전망 등에 바탕을 둔 낙관론은 증권가의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미국 중간선거와 금리 변수, AI 버블 논란 재점화 등은 변수로 거론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상반기에 강하고 하반기에는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우호적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AI 성장 스토리와 맞물린 기업 실적 상향이 시장 전반의 레벨업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상승 탄력은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더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I를 둘러싼 낙관론에 균열이 커질 수 있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초기에는 빅테크 기업의 투자 재원이 자체 잉여 현금 흐름과 정부 투자였지만, 최근에는 사모대출과 회사채 발행까지 활용하면서 재무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iM증권은 “AI 투자는 미국 경제를 좌우하고 있으나 부작용과 의심도 강력해지고 있다”며 “AI 투자 기업의 수익화는 아직 멀어 보이는 가운데 자금 조달이나 투자 과열, 비용 증가, 자산 버블, 전력 부족 등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글로벌 이벤트들이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대표적이다. 대신증권은 “금리 인하 사이클과 미국 경기 회복이 맞물리며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며 “수요 회복 기대에 유가까지 레벨업될 경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기 종료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년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와 미중 관세 유예 만료 시점도 하반기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에 상반기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대형주, 하반기는 변동성에 대비한 배당주나 내수주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제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를 지나면 물가, 통화 정책 입장 변화를 체크하며 수출주, 성장주 비중 축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내수주, 배당주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이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유효할 전망”이라고 제언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