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칫국은 이제 그만" 거제 혁신파크 ‘네이버 클라우드’ 잡음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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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시장 시정연설서 "입주 확정"
실상은 현재 투자만 확정 단계
국힘 “국가정원 불발 재연” 비판
거제시 SPC 불참도 우려 목소리

거제 기업혁신파크 조감도. 부산일보DB 거제 기업혁신파크 조감도. 부산일보DB

경남 거제시에 조성될 ‘기업혁신파크’ 핵심 투자사인 ‘네이버 클라우드’의 참여 방식을 놓고 잡음이 인다.

‘입주 확정’이라던 변광용 거제시장 공언과 달리 실상은 투자 참여일 뿐 입주 여부는 미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칫 설익은 홍보로 홍역을 치렀던 한·아세안 국가정원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거제시와 거제시의회에 따르면 변 시장은 지난 시정연설에서 “네이버 클라우드의 거제 기업혁신파크 입주가 확정됐다”라고 발언했다.

그런데 거제시는 이후 해당 표현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입주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투자확약서(LOC)는 제출됐고 특수목적법인(SPC) 또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구성 참여까지는 확정됐으나, 입주 확정으로 표현한 부분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는 게 거제시 해명이다.

결국 네이버 클라우드가 지분 투자를 통해 부동산 개발 이익만 챙기고 빠질지, 새 사업장도 만들어 운영하는 실수요 기업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라는 의미다.

이에 거제시의회 국민의힘 김선민(장평·고현·수양) 의원은 한·아세안 국가정원 실패 사례를 곱씹으며 “깊은 허탈감과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짚었다.

거제시 동부면 산촌간척지에 조성될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감도. 거제시 제공 거제시 동부면 산촌간척지에 조성될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감도. 거제시 제공

한·아세안 국가정원은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에서 채택된 산림관리 협력 방안 중 하나다.

산림청은 2020년 국립난대수목원 유치 경쟁에서 밀린 거제에 이를 대체 사업으로 제안했다.

그런데 사업 내용이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에 거제시가 ‘유치 확정’이라고 명시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변 시장이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다행히 산림청이 강행 의지를 보이면서 대상지까지 확정했지만, 재정경제부(당시 기획재정부) 딴죽에 가다서기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 사업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하며 추진 동력을 잃었다.

그나마 산림청이 올해 예산에 한·아세안 국가정원 기본구상 수립 용역비 5억 원을 배정하면서 불씨는 살렸으나 재추진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기업혁신파크 역시 아직 사업시행자조차 지정되지 않은 단계다. 이런 상황에 특정 기업 입주가 확정된 것처럼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시장의 입을 통해 말하는 순간 시민 삶과 지역 경제, 투자 판단과 행정 신뢰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국가정원 유치 과정에 ‘확정’이라는 단어 하나로 인해 수많은 시민이 상처를 입고 행정 신뢰가 무너졌던 뼈아픈 경험을 했다.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상황에 같은 방식의 치적 쌓기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PFV나 SPC 구성에 거제시가 참여하지 않는 구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PFV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하는 서류형태로 존재하는 명목 회사다. SPC의 한 형태로 투자자와 시행사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설립된다.

여기에 거제시가 빠지면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 사업임에도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과연 거제시가 이 사업을 끝까지 책임지고 준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프로젝트 자체가 사업자 주도형이다 보니 지자체가 과감하게 참여하기보다 전체적인 추이를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도와 거제시, (주)그란크루세는 지난해 11월 소노캄 거제에서 ‘거제 기업혁신파크 성공추진 선포식’을 열었다. 부산일보DB 경남도와 거제시, (주)그란크루세는 지난해 11월 소노캄 거제에서 ‘거제 기업혁신파크 성공추진 선포식’을 열었다. 부산일보DB

기업혁신파크는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을 근거로 산업과 관광, 주거와 교육 등 자족 기능이 복합된 혁신 공간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기존 기업도시 지원 혜택에다 △개발 면적 50% 이상 소유 시 토지수용권 부여 △주 진입도로 설치비 50% 지원 △법인세 감면(사업 시행자 3년 50%, 2년 25%, 신설·창업 기업 3년 100%, 2년 50%) △국·공유재산 임대료 20% 감면 △유치원·대학교 외국교육기관 설립 허용 △건축 특례(건폐율·용적률 국토계획법 1.5배)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거제시는 2024년 2월 국토교통부 선도사업 공모에 경남도, 민간 사업자인 (주)그란크루세와 함께 도전장을 던져 국내 1호 조성 대상지로 선정됐다.

예정지는 가덕신공항, 부산·진해신항과 인접한 장목면 구영리·송진포리 일원 171만㎡다.

인공지능(AI), 의료·바이오, 정보통신기술, 문화예술 등 3대 산업 중심 기업도시를 밑그림으로 그렸다. 추정 사업비는 1조 5000억 원이다.

그러나 구심점이 될 앵커기업이 없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10월 국내 최대 포털 서비스 기업 ‘네이버’의 핵심 계열사이자 AI 전담 자회사인 네이버 클라우드가 LOC를 통해 지분투자를 확정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LOC는 투자 규모와 조건 등을 구체화한 문서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거제시는 네이버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기업혁신파크를 IT와 디지털 산업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연내 착공이 목표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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