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전 총영사 ‘임금 손해배상’ 패소 확정 눈앞
총영사 측 재판 2번 연속 불참
항소 제기 불구 재판 포기 추정
부산지법 청사. 부산지법 부산고법 부산가정법원. 부산법원 종합청사. 부산일보DB
부산 카자흐스탄 총영사관 전 직원이 자신을 폭행한 전 총영사를 상대로 승소한 임금 손해배상 소송 판결 결과(부산일보 2025년 10월 1일 자 8면 등 보도)가 곧 확정될 전망이다. 항소를 제기한 전 총영사 측이 재판에 두 번 연속 나타나지 않아 항소가 취하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폭행 후 면책특권을 주장한 총영사가 퇴사한 자국 직원에게 남은 계약 기간 임금을 지급하라는 이례적 판결이 새 판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민사 3-3부(이용균 부장판사)는 카자흐스탄 부산 총영사관 계약직 직원이었던 카자흐스탄인 A 씨가 아얀 카샤바예프 전 카자흐스탄 부산 총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1심에서 패소한 전 총영사가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재판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26일과 11월 28일 두 차례 열린 변론기일에 당사자와 변호인 모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지법 관계자는 “기일 지정 신청을 하지 않으면 항소가 취하된다”고 밝혔다.
A 씨를 폭행한 이후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간 전 총영사 측은 지난달 부산지법에 탄원서만 제출한 상태다. 전 총영사는 탄원서를 통해 “A 씨가 자발적 조기 근로관계 해지 신청서를 자필로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영사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따라 총영사 직무 수행 중 행위는 (한국) 법원의 관할권이 없다”고 면책특권도 주장했다.
전 총영사 측이 추가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조만간 1심 판결은 확정된다. 지난해 부산지법은 “피고 카샤바예프 전 총영사가 원고인 전 직원 A 씨에게 2783만 2000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A 씨는 2023년 12월 전 총영사에게 폭행을 당했고, 이듬해 8월까지인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떠밀리듯 퇴사해야 했다.
당시 재판부는 국내 근로기준법 등을 적용해 기존 임금보다 더 큰 배상을 요청한 A 씨 측 신청을 받아들였다. A 씨가 퇴사 후 받지 못한 8개월 치 기존 임금은 매달 195만 원씩 총 975만 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재판은 A 씨가 전 총영사에게 제기한 폭행 사건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사건 1심 재판부는 폭행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지난해 12월 소송을 각하했다. 당시 재판부는 비엔나 협약 면책특권을 언급하며 “원고가 주장하는 폭행 사건은 영사 업무 중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금 손해배상 소송에선 면책특권이 인정되지 않은 만큼 이 사건도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