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조선업, 반도체·로봇 타고 첨단 테크산업 재도약”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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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 출범

기술 실증·연구개발 벨트 구축
연 250조 해양반도체 시장 선점
현장 맞춤형 로봇·AI 기술 접목
부산 스마트 조선 글로벌 허브로

19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K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 출범식이 열려 참석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9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K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 출범식이 열려 참석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초호황기를 맞은 K조선이 기존 사업 부문에 반도체, 로봇 등 미래 산업 DNA 심기에 한창이다. 장기 침체를 겪던 국내 조선업이 한미 간에 시도 중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발판으로 다시 호황기를 맞았다고 평가되는 가운데 새로운 시장 영역 개척에 나선 것이다.

■바다를 위한 반도체가 필요하다

19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는 ‘K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대형 조선소와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등 반도체 기업을 비롯해 지역 상공계, 학계, 정치권 등 15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이 뭉친 이유는 명확하다. 선박의 자율운항과 전동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배가 단순한 운송 수단을 넘어 ‘바다 위의 거대한 반도체 기기’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2030년 글로벌 해양반도체 시장이 약 2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양반도체는 기존 상용 반도체가 해양에서 성능을 내기 힘들다는 점에서 새롭게 개척해야 할 분야다. 바다는 높은 파도와 진동, 고염분과 습기, 급격한 온도 변화 등 기존 반도체에는 최악의 조건이다. 특히 북극항로를 개척할 쇄빙선이나 스마트 선박의 경우 극저온과 고압을 견디는 고신뢰성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K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에서는 그동안 전용 반도체가 없어 해외 제품에 의존하거나 육상용을 개조해 써야 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요자인 조선사가 필요한 사양을 제시하고 공급자인 반도체 기업이 이를 개발하는 ‘수요몰입형 협력’ 모델이 제안됐다.

부산시도 이미 기장군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에서 시제품을 만들고, 영도 부스터벨트 내 해양 기술 실증 단지에서는 성능 검증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해운대 센텀 도심융합특구의 연구개발(R&D) 기능까지 갖춰 하나의 혁신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게 시 복안이다. 궁극적으로는 칩 설계부터 모듈, 시스템 탑재까지 이어지는 밸류 체인을 국산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숙련공 부족, 로봇으로 해결

노동 집약적인 조선산업 생산 현장에는 로봇 도입으로 체질 개선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중소조선연구원은 지난 14일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조선·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숙련공 부족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조선업계의 당면 과제를 ‘로봇’으로 풀어내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양 기관은 로봇 융합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실제 야드(작업장)에 적용해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앞당길 계획이다.

용접, 도장 등 위험하고 힘든 작업을 로봇이 대체하고, 인공지능(AI)이 공정을 최적화하는 ‘조선·로봇 융합’은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안전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기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은 “최근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는 기술 간 경계를 허무는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라며 “조선 분야의 자동화와 혁신을 위해 양 기관이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 호황을 바탕으로 체질 개선도

이런 시도들은 부울경이 중심인 K조선이 제조업에서 첨단 테크 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부산연구원은 해양반도체 산업이 활성화되면 지역에 약 1조 9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만여 명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은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등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는 만큼 이제 반도체 산업의 적용 범위를 바다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며 “부산이 세계가 주목하는 ‘해양반도체’의 성지이자 스마트 조선의 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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