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학교로 인력 유치" 사천시의 잰걸음
우주항공청 인력 이주 절실 불구
입학 까다로워 가족 동반은 불발
여야 발의 우주항공특별법 적용
경남 외국인학교 기준 완화 추진
경남 사천시에 있는 경남국제외국인학교의 전경. 부산일보 DB
우주항공청을 품은 경남도와 사천시가 우주항공 복합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첫 걸음으로 교육 환경 개선에 나선다. 우수한 인력을 경남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지역 내 외국인학교의 입학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27일 사천시 등에 따르면 2024년 5월 우주항공청이 사천시에 들어섰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사급 인력이 내려오더라도 부족한 정주 여건을 탓하며 가족 동반 이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천시가 주목한 건 ‘우주항공 복합도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다.
특별법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과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등 여야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현재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돼 논의를 기다리고 있어 연내 통과가 기대된다.
특히, 특별법은 지역 내 외국인학교 설립 및 운영 근거를 초·중등 교육법이 아닌 광역 지자체 조례로 정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학교는 말 그대로 한국에 사는 외국인 자녀를 위한 학교다. IB나 AP 등 외국 커리큘럼을 그대로 사용한다. 졸업 후에는 해외 대학 진학이 쉬워 학부모 선호도가 상당히 높다.
내국인도 입학은 가능하지만 문제는 입학 기준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부모 중 1명이 외국인이거나, 학생이 3년 이상 해외에 거주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전체 학생 중 내국인 비율도 30% 이하로 엄격히 제한된다.
사천시에는 현재 외국인학교 1곳이 운영 중이다. 실제로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 이주 인력의 입학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까다로운 조건 탓에 입학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경남국제외국인학교 하춘근 이사는 “사천시로 오거나 오려는 우주항공 인력의 상당수가 자녀 교육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 최근까지 매달 5~6건씩 입학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남 사천시에 있는 경남국제외국인학교 모습.
특별법을 발의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복안은 특별법을 통과시켜 이를 적용한 뒤 기존 외국인학교 입학 기준을 국제학교 수준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커리큘럼은 동일하지만 입학 조건이 자유로워 진다. 외국인학교 입학 조건인 해외 3년 거주가 사라지고 내국인 비율은 30%에서 50%로 상향된다. 자녀 교육 문제로 지방 이주를 꺼리는 우주항공 인력의 고민을 크게 덜 수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은 “세계 5대 우주강국을 위해서는 우주항공청이 소재한 지역의 자녀 교육 등 정주여건 마련 조성이 시급하다”라며 “깊이 있는 논의와 공감대 형성을 통해 올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의 설명처럼 제주 영어교육도시나 인천 송도 국제도시 등이 국제학교를 유치해 우수 인력 유입과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인 사례가 있다. 국제학교 학생과 가족 단위 이주가 급증하면서 지역 상권과 부동산 역시 활성화됐다.
사천시 역시 우수 인력의 가족 단위 이주가 단기적으로는 우주항공 복합도시의 성공에, 장기적으로는 국가균형발전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우주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우수 인력의 지방 이주가 절실하다. 우주항공 복합도시 특별법이 통과되면 외국인학교를 중심으로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 박사급 인력과 가족 이주를 도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