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쏟아져도 쾌적한 세종시…행복청 “저영향개발로 빗물 고이지 않아”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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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단계부터 저영향 개발 기법 적용
투수성 포장과 식생수로 등 곳곳 조성
6생활권 오염물질 최대 80% 걸러내

가로수 밑에 설치된 작은 정화 공장인 나무여과상자. 행복청 제공 가로수 밑에 설치된 작은 정화 공장인 나무여과상자. 행복청 제공

여름만 되면 도시는 몸살을 앓는다. 현대 도시는 빗물이 오염물질과 함께 표면을 겉돌다 하천으로 쏟아지고, 이는 다시 홍수와 수질오염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하지만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철에도 발목까지 차오르는 물웅덩이를 찾아보기 힘든 곳이 있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5·6생활권과 대통령집무실, 국회가 들어설 S-1생활권 일대가 바로 그곳이다.

19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세종시는 도시를 설계할 때부터 도입한 ‘저영향개발(LID)’ 기법을 적용했다. 개발을 하더라도 빗물 침투와 저류 능력을 최대한 회복시키는 것이 목표다.

기존의 도시개발이 빗물을 빠르게 배수구로 몰아내는데 중심을 뒀다면 세종시는 땅이 빗물을 머금고 서서히 흘려보내는 ‘순환’이 되도록 했다.

특히 ‘목표강우량 25㎜’를 설정해 누적 강우량이 25㎜ 이하일 때, 빗물을 하수도로 흘려보내지 않고 땅속으로 침투시키거나 저장하도록 했다.

또 대지 면적 1000㎡ 이상의 모든 건설 사업은 설계에서부터 의무적으로 행복청과 물순환 계획을 협의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행복도시는 투수성 포장을 적용했다. 보행로 아래 자갈층을 두거나 투수블록을 사용해 빗물이 고이지 않고 즉시 스며들게 했다.

또 빗물을 담는 정원 식생체류지가 있다. 대규모 단지나 공원에 조성된 오목한 정원으로, 주변보다 낮게 설계돼 비가 오면 잠시 물을 머금고 토양에 천천히 스며들게 한다.

여기에 도로변을 따라 조성된 풀숲 물길인 식생수로가 있다. 빗물이 흐르는 속도를 늦춰 하천의 범람을 막고,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천연 필터 역할을 한다.

‘나무여과상자’는 가로수 밑에 설치된 작은 정화 공장이다. 빗물 속 오염물질을 일차적으로 여과해 깨끗한 물만 하천으로 보내는 ‘자연 정수기’가 된다.

아울러 ‘침투도랑’은 빗물을 하수구로 버리는 대신 자갈과 파이프를 통해 땅속 깊숙이까지 전달하는 지하 물길이다. 빗물이 한 번에 몰려 도시가 침수되는 것을 방지한다.

행복청은 해밀동 등 6생활권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시뮬레이션 결과, 빗물이 나무여과상자와 같은 개별 시설을 한 번 통과했을 때 오염물질의 최대 80%까지 걸러내는 효과가 있었다.

또 이러한 저영향개발 기법 기술요소가 한데 모이면 도시 전체에서 배출되는 비점오염물질(자동차 배기가스, 타이어 분진, 미세먼지 등) 총량을 18.7%에서 22.9%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주엽 행복청장은 “행복도시의 물순환 모델은 기후 위기 시대 도시개발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라며 “빗물을 쓰레기가 아닌 소중한 자원으로 관리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의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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