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3법’ 저지 위해 청와대 다시 찾은 국힘…이 대통령은 의결 강행
청와대 사랑채 앞 현장 의총
당 지도부, 소속 의원 검은 옷 입고 집결
사법 3법, 전남·광주 통합법 의결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5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손팻말을 들고 청와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청와대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야당 반발에도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국무회의를 통과한 사법 3법을 ‘악법’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70여 명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들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 3법을 규탄하는 취지로 검은색 옷과 검정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집회를 진행했다.
법왜곡죄는 판사나 검사 등이 권한을 이용해 법령을 잘못 적용하거나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판소원법은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현행 3심제를 사실상 4심제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대법관 증원법은 현행 14명인 대법관을 3년 동안 매년 4명씩 순차적으로 늘려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 대통령을 향해 “만약 오늘 국무회의에서 세 악법을 통과시키는 의사봉을 두드린다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망치질이 될 것”이라며 “3대 악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이재명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규탄 의원총회를 마친 뒤 청와대에 ‘사법 파괴 3대 악법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3일에도 ‘사법 3법’ 통과를 규탄하며 국회의사당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의 반발에도 이날 오전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사법 3법을 의결했다. 청와대는 해당 법안이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통과됐다는 점을 의결 사유로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악법들로 초래될 민주공화국의 헌정 위기는 100%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사법파괴 3대 악법을 철폐하기 위한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며 “공소 취소 저지 투쟁도 함께하겠다. 헌법과 민주공화국의 적들에 맞서 싸우기 위한 투쟁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도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미 이재명 정권은 사법 장악을 위한 후속 절차에 돌입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공갈 협박했다”며 “이 대통령은 해외순방 중 직접 나서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의 공소 취소 선동에 돌입한 바 있다. 민주당은 공소 취소 빌드업을 위한 국정조사 추진을 공식화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 3차 상법 개정안 등도 의결했다. 특별법은 새로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고 국가 재정 지원과 교육자치 등에 대한 특례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에는 통합특별시 설치의 법적 근거와 부시장 정수를 4명으로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6·3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한 뒤 오는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할 전망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