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중국 배"…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려고 위장하는 선박들
걸프만과 인근 해역을 지나는 선박들이 이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이란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 배'로 위장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해상 교통 데이터 플랫폼 '마린트래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전하며 최근 일주일간 선박 최소 10척이 선박 자동 식별 장치(트랜스폰더)에 입력하는 목적지 신호를 '중국인 선주', '전원 중국인 선원', '중국인 선원 탑승' 등으로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로이드시장협회(LMA)에 따르면 현재 약 1000척의 선박이 걸프만과 그 인근 해역에 발이 묶여 있다. 이란은 걸프만 입구의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쿠웨이트 인근 해역에서도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벌이고 있다.
선박의 트랜스폰더 신호는 주로 선장 관리하에 인근 선박과 통신해 충돌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쓰이는데, '목적지' 입력란은 쉽게 수정할 수 있다.
일례로 '아이언 메이든'이라는 이름의 선박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을 전속력으로 통과해 오만 인근 해역에 도달할 때까지 신호를 '중국 선주'로 잠시 바꿨다.
해운 데이터 플랫폼 케플러의 분석가 매튜 라이트는 "선원들이 특정 항구, 목적지, 또는 국적과의 연관성을 숨기려고 하면서 일종의 기만술이 동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우방이자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항행을 마비시킨 이란의 조치에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에너지 운반선의 안전한 통행을 허용하라고 이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앞서 지난 1일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미국, 이스라엘, 유럽 국가나 그 동맹국에 속한 선박은 해협 통과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중국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