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어시장 선어 자동 포장기 '개점휴업'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냉장창고 뒤편 위판장에 설치
시간당 약 600상자 처리 가능
선사·중도매인 반발에 미가동
“관계자와 조속히 합의 거칠 것”

지난 6일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에서 작업자들이 선어 자동 포장기를 설치하고 있다. 박혜랑 기자 rang@ 지난 6일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에서 작업자들이 선어 자동 포장기를 설치하고 있다. 박혜랑 기자 rang@

현대화 사업이 진행 중인 부산공동어시장에 바닥 작업을 대체할 ‘선어 자동 포장기’ 설치가 완료됐다. 하지만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며 중도매인, 선사 측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본격 가동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8일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에 따르면 지난 6일 생선을 자동으로 포장하는 ‘선어 자동 포장기(이하 포장기)’가 공동어시장 위판장에 설치됐다. 당초 2023년 설치된 ‘선어 선별기’ 옆에 자리를 잡을 예정이었으나, 위판장 면적 축소 문제를 두고 중도매인 등 이해관계자들과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냉장창고 뒤편 위판장에 임시로 설치됐다.

포장기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종이상자를 올려두면, 그 안으로 정량 측정된 어획물이 떨어지는 구조다. 이후 컨베이어 벨트에서 한번 더 정량 측정을 거친 후 사람이 박스를 정리해 최종적으로 포장을 완료하게 된다. 포장기 1대는 시간당 약 600 상자를 처리할 수 있고, 기존 사람이 작업했을 때는 시간당 약 30 상자를 처리할 수 있었다. 하루 평균 어시장에서 처리되는 위판량은 최대 8~9만 상자로, 어시장 측은 추후 포장기 추가 설치를 통해 포장 양과 속도를 향상시키는 등 문제를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어시장의 포장기 도입은 본격적인 현대화 사업 공사와 더불어 위생적인 어획물 유통과 인력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정됐다. 위판장 바닥에서 이루어지던 수동 선별 및 포장 공정을 자동화 설비로 전환함으로써, 노동력 투입을 최소화하고 작업 위생과 경매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돼왔다.

하지만 포장기 설치가 완료됐는데도, 본격 가동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선사와 중도매인들은 우선, 제대로 된 합의 없이 어시장이 급하게 포장기를 설치, 가동하려고 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선사 측은 기존 선별기는 시간당 1000상자를 처리하는 반면, 자동 포장기는 처리 속도가 절반 수준에 그쳐, 공정 흐름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중도매인들과 항운노조 측은 포장기 가동에 투입되는 항운노조원의 운임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현장에 인력을 투입할 수는 없다며 이들에게 실제 노임을 지급해야 하는 입장에선 성급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어시장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고등어를 잡는 대형선망 금어기가 시작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포장기 가동에 투입되는 인력들의 운임이나 포장 방식, 포장기 위치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합의를 거치고, 빠른 시일 내에 포장기를 가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