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장애인 예술 특수학교' 8년 만에 부산서 첫 삽
부산대 부설 2029년 3월 개교
1만 4000㎡ 부지 21학급 갖춰
환경단체·교수회 반발로 진통
장애인부모회 “늦었지만 환영”
8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장전캠퍼스 대운동장 뒷편 특수학교 건립 부지 모습. 김동우 기자 friend@
국내 첫 장애 학생 전문 예술 교육 기관으로 기대를 모았던 ‘부산대학교 부설 국립 특수학교’가 진통 끝에 첫 삽을 뜬다. 정부가 사업 추진을 발표한 지 8년 만이다.
8일 부산대에 따르면 오는 17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장전캠퍼스 대운동장 인근에서 특수학교 기공식이 열린다. 이 학교는 장애 학생에게 체계적인 예술 교육을 제공하는 국내 최초 국립대 부설 중·고등 특수학교다. 개교 시기는 2029년 3월이다. 이날 기공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학교는 1만 400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들어선다. 시설은 교사동, 체육장, 쉼터, 다목적 체육관, 기숙사 등으로 이뤄졌다. 중학교 9개(54명), 고등학교 12개(84명) 등 21개 학급(138명)으로 운영된다. 학생은 전국 단위로 모집한다.
부산대는 사범대학과 예술대학의 각종 교육·연구 역량과 시설 등 인프라를 활용, 캠퍼스가 자리한 금정산 자연 숲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할 방침이다. 이 사업에는 국비 504억 원이 투입된다.
당초 이 학교는 2021년 개교할 예정이었다. 2018년 12월 당시 정부가 장애 학생에게 체계적인 예술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특수학교 설립을 국정과제로 선정하면서다. 부지는 금정산과 접한 부산대 장전캠퍼스로 결정됐다. 부지 일부는 캠퍼스와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을 오가는 순환버스 차고지로 활용되던 장소다.
이 사업은 초기 단계부터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들은 특수학교 부지에 금정산 내 개발제한구역과 국립공원 구역 일부가 포함돼 자연이 훼손된다고 우려했다. 이후 캠퍼스 내 부지 1만 8000㎡를 부산시 공원 부지로 편입하고, 국립공원 지정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부산대 측의 제안을 환경단체가 수용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교육부와 부산대, 부산시, 환경단체, 장애인 부모 단체 등은 2020년 2월 이런 내용을 토대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후에도 학교 건립은 순탄하지 않았다. 2021년 부산대 교수회가 체육 시설 축소 등을 이유로 부지 위치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에는 부산시의회가 “부산시 도시계획심의에서 ‘부산대가 캠퍼스를 통과하는 도로, 금샘로 개설에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는 약속을 통과 조건으로 걸어야 한다”며 맞섰다.
이에 부산대가 체육 시설 보강을 추진하고, 도시계획심의에서도 ‘특수학교 건립과 금샘로 개설은 별개’라는 취지로 부지 용도 변경안이 통과되면서 학교 건립의 물꼬가 트였다. 하지만 이미 계획된 완공 시기를 한참 지난 뒤였다.
부산대 부설 특수학교 건립이 답보 상태에 머무는 사이 다른 지역에서는 국립대 부설 특수학교가 이미 문을 열거나 착공에 들어갔다. 교육부가 부산대와 같은 시기 직업 교육 특화 부설 특수학교 건립을 발표한 공주대에서는 이미 2024년 9월 학교가 문을 열었다. 부산대보다 늦게 체육 특화 부설 특수학교 건립 계획이 발표된 한국교원대에서도 지난해 10월 공사가 시작됐다. 반면 부산의 경우 최근 금정구청이 실시계획 인가를 승인하면서 학교 건립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겨우 마쳤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조속한 건립을 촉구해 왔던 장애인 단체들은 뒤늦은 착공 소식에 대해 아쉬워하면서도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부산장애인부모회 한성화 회장은 “학교 건립에 오랜 시간이 걸려 안타깝다”면서도 “예술을 통해 장애인들이 사회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