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분리·통합 움직임… 진주시 ‘떠날라’ 전전긍긍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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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재무 건전성 위해 분리 검토
분리된 본사 이전 시 반발 불가피
남동발전은 통합 이전 가능성도

진주시 공공기관 유치위원회는 경제·문화·금융·교육·언론계를 비롯해 시민단체까지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33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김현우 기자 진주시 공공기관 유치위원회는 경제·문화·금융·교육·언론계를 비롯해 시민단체까지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33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김현우 기자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움직임에 공공기관이 위치한 지자체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남진주혁신도시가 위치한 진주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남동발전을 둘러싼 분리·통합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LH개혁위원회는 LH를 토지주택개발공사와 비축공사로 이원화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LH 부채 비율을 문제 삼은 데에 대한 조치다.

LH는 지난 2009년 10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합병하며 공식 출범했다. 기능 중복과 중복 투자에 대한 비효율성, 재무 구조 개선 등이 통합의 배경이었다. 그리고 2015년 경남진주혁신도시 완성과 함께 LH는 진주로 둥지를 옮겼다.

하지만 합병 17년 만에 다시 분리하는 방안이 강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LH 재정을 보면 부채 비율이 높다. 임대보증금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면서 “기술적으로 부채·자산을 떼어내 전문화해 관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LH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면 주택공급 사업에 한층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부는 LH의 기능을 ‘토지주택개발공사(개발·주거)’, ‘비축공사(복지·자산관리)’ 등 두 기관으로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이르면 이달 중 혁신안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LH가 위치한 진주시는 비상이 걸렸다. 국내 최대 공기업 LH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본사 직원만 1800여 명으로 지역 상권을 살리는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여기에 LH가 내는 지방소득세는 진주시 전체 세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역 인재 채용을 꾸준히 나서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사회공헌 활동과 문화시설 개방까지 고려하면 이제는 진주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기관이 됐다.

문제는 LH가 둘로 나뉘면 두 기관 모두 진주에 남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인재 유출이 심각하고 경기가 침체해 있는데 LH가 둘로 쪼개져 일부가 다른 도시로 이전하면 침체에 더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진주시 관계자는 “정부 정책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본사 문제는 다르다. LH가 분리되는 것이니 두 기관 모두 본사를 진주에 두는 게 맞다. 본사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면 지역사회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LH 맞은 편에 있는 한국남동발전 역시 통합이 추진되고 있어 진주시에 고민을 더한다. 남동발전은 LH와 더불어 진주혁신도시를 지탱하는 양대 축이자, 진주의 에너지 경제 거점 역할을 하는 핵심 기관이다. 본사 근무 인원이 LH에 이어 두 번째로 많으며 LH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지방세 납부와 지역 인재 채용, 고부가가치 산업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과 운영 효율화를 위해 현재 5개로 나눠어 있는 발전 공기업을 2~3개로 통합하거나 아예 하나의 거대 기업으로 합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통합 과정에서 본사 기능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거나 조직이 축소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LH에 이어 남동발전까지 흔들릴 경우 진주혁신도시의 기능은 사실상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진주시 관계자는 “발전사가 통합한다면 본사는 진주시 같은 중소 도시에 둬야 한다. 그게 공공기관 이전의 기본 취지에 맞다. 앵커 기관들이 쪼개지거나 통합돼 이전한다면 기껏 만들어 놓은 혁신도시를 스스로 붕괴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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