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과징금 112억 "파라시스 베터리 은폐, 부당 고객유인"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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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전기차에 CATL만 쓴 것처럼 숨겨 판매지침 배포"
딜러사도 은폐 모른 채 고객 설명…3000대, 2810억 상당 판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게차 '더 뉴 EQE'의 주행 모습. 부산일보DB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게차 '더 뉴 EQE'의 주행 모습. 부산일보DB

지난 2024년 인천주차장 화재 사고로 드러난 벤츠 전기차의 파라시스 배터리 셀 탑재 사실에 대해,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가 의도적으로 숨긴 채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벤츠코리아(이하, 벤츠)가 EQE와 EQS 등 전기차 모델 상당수에 파라시스 배터리셀 탑재 사실을 숨긴 채 차량을 판매한 사실에 과징금 112억 3900만 원과 함께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또 공정위는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를 검찰에 고발키로 결정했다.

10일 공정위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 2023년 6월부터 차종별 배터리 셀 제조사 공개하기 전날인 2024년 8월 12일까지 딜러사에 배포한 판매지침에서 파라시스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을 누락·은폐하고 마치 모든 차량에 CATL 제품을 탑재한 것처럼 기재했다.

CATL은 전세계 배터리 셀 점유율 1위 사업자로 파라시스에 비해 점유율과 인지도, 기술력 등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다. 파라시스는 2021년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

판매지침과 달리 당시 출시되 EQE 차량 6개 모델 중 4개 모델, EQS 7개 모델 중 1개 모델에 파라시스 베터리 셀이 적용됐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와 독일본사가 파라시스 제품 사용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판매지침에 은폐·누락했다고 강조했다.

판매지침은 딜러사가 차량 판매 영업시 활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 셀 제조사 등 주요 정보를 담아 제작, 배포한다. 벤츠의 해당 판매지침에는 파라시스 배터리 셀에 대한 언급 없이 '(벤츠가) CATL을 선택한 이유', '업계 최고의 기술력' 등 CATL 제품의 우수성과 장점만 기재했다.

특히 배터리 셀 제조사 관련 소비자 질의에는 CATL 배터리 셀의 우수성을 강조하여 차량판매 영업을 하라고 딜러사에게 안내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실제 딜러사들은 파라시스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안내했다. 이 과정에서 파라시스 배터리 셀 탑재 차량은 약 3000대가 팔리고, 판매 금액은 2810억 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벤츠의 이같은 행위가 자사 제품이 실제보다 현저히 우량한 것으로 소비자를 오인시킨 행위"라며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 유인'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행 법령상 관련 매출액의 최대 4%를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또 시정명령과 함께 공정위의 처분 사실을 언론에 공표하는 '공표명령'도 함께 내렸다. 또 공정위는 구체적인 소비자 기만 방식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측은 "배터리 셀은 전기차의 성능·안전성과 직결되는 핵심부품으로,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는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에 매우 중요한 요소에 해당한다"며 처분 배경을 설명했다.

황원철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날 "이번 조치는 자동차 제조·판매업자가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누락・은폐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며 "향후 피해 차주들이 공정위의 이 사건 제재를 근거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등 소비자들의 피해 구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가 딜러사에 배포한 전기차 배터리 셀 관련 판매지침.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가 딜러사에 배포한 전기차 배터리 셀 관련 판매지침.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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