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원대 세금 체납자, 가짜 기름 만들어 팔다 적발돼 구속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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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선 4척 폐유 8만 3000t 보관
나프타 섞은 가짜 기름 90t 판매
약 200t은 탱크로리 연료로 사용
100억 체납 중 기초연금 수령도

부산항에 장기 계류 중인 선박에 폐유를 보관하며 가짜 기름을 만들어 판매한 100억 원대 세금 체납자가 검찰에 구속됐다. 사진은 폐유 적발 현장 모습.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부산항에 장기 계류 중인 선박에 폐유를 보관하며 가짜 기름을 만들어 판매한 100억 원대 세금 체납자가 검찰에 구속됐다. 사진은 폐유 적발 현장 모습.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부산항에 장기 계류 중인 선박에 폐유를 보관하며 가짜 기름을 만들어 판매한 100억 원대 세금 체납자가 검찰에 구속됐다.

12일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부산항에 정박한 바지선에 폐유 8만 3000t을 불법 보관하고, 이를 통해 가짜 기름을 제조한 혐의(폐기물관리법·석유사업법 등 위반)로 70대 남성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보관한 폐유로 가짜 석유 201t을 탱크로리 차량 연료로 사용하고 나프타(석유 정제 중 유출되는 성분)를 섞은 불법 재생유 90t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해경에 따르면 A 씨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부산항 장기 계선 신고를 통해 선박 4척이 선박안전검사에서 제외되도록 했다. 이어 바지선에 폐유를 나눠 보관해 정제유 공장에서 불법 기름을 생산했다. 한국석유관리원이 시료를 분석한 결과 A 씨가 만든 가짜 기름의 황 성분은 기준치의 90배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조사 결과 A 씨는 2008년 국세청에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등 탈세 범행이 적발돼 현재까지 세금 100억 원 이상을 체납 중이었다. A 씨는 약 5년간 차명 회사와 유령 회사 7곳으로 100억 원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자금 20억 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해경은 A 씨가 월급과 부동산, 골프회원권, 별장 등을 차명으로 숨겨 호화생활을 하면서도 기초연금을 신청해 수령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거 장기 계류 중인 바지선 폐유 유출이나 무단 계선 등 불법행위가 적발됐을 때는 다른 이를 대신 처벌받게 하는 방식으로 형사처벌을 피해 온 정황도 드러났다.

남해해경청 관계자는 “부산항 등에 장기간 정박한 선박이 선박 검사 없이 폐유나 뒷기름 보관 등 불법행위에 악용되는 사례가 있다”며 “관계 기관과 협조해 해양 안전과 환경을 위협하는 선박 점검과 업계 전반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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