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 대화 준비 안돼" 이란 "협상 없다"… 17일째 공습
트럼프 전용기서 기자들에 언급
이란, 장기전 불사하겠단 입장
이스라엘, 테헤란 공습 재개
이란 반격 속 두바이공항 멈춰
중동 전쟁 당분간 지속 전망
1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공습을 받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17일째로 접어든 1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향해 광범위한 공습을 재개했다. 이란도 반격에 나서면서 두바이 국제공항은 멈췄다. 미국과 이란 모두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당분간 중동 전쟁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과 대화하고 있지만 이란은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 DC로 복귀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행정부 차원에서 이란과 대화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종전을 위한 협상을 할) 준비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미국과 협상할 이유가 없다며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경우 통과를 요청하면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결코 휴전을 요청하지 않았고, 심지어 협상조차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미있어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선택한 전쟁”이라고 밝혔다.
이란 핵프로그램에 관해서도 아라그치 장관은 “400㎏ 이상의 농축 우라늄이 여전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 하에 있다”며 “지금 진행 중인 (핵 관련) 협상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미래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번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여러 차례 ‘이란이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직후에 이뤄졌는데 아라그치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전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공습만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을 겨냥한 광범위한 공습을 재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헤란 시내에서는 커다란 폭발음이 들리고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올랐으며, 국내선 공항인 메흐라바드도 이번 공습으로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탄도미사일과 중서부 방공망 관련 시설들을 겨냥한 작전을 펼쳐 지난 24시간 동안 2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이란도 대대적인 반격을 펼치고 있다.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은 자국을 향해 날아오는 이란 미사일을 두 차례 포착해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고 NYT가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목표물을 향해 총 700기의 미사일과 3600대의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4시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드론 공격으로 연료탱크 화재가 발생, 이 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이처럼 중동 전쟁이 3주 차로 접어들면서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셀프 승전 선언 뒤 종전을 선언할지, 목표 달성을 위해 전쟁을 지속할지 갈림길에 섰다고 진단했다. NYT는 “어느 쪽을 택해도 전쟁에 따른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파장은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