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특별법에 침묵하는 민주당, 책임 있는 자세 보여야
이 대통령 언급에 '눈치보기' 의구심
"국회 조속 통과" 하루빨리 입장 내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오른쪽)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한병도 원내대표(가운데)와의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안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한 시민은 160만 명에 달한다. 부산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기 때문이었다. 2024년 5월 발의된 이 법안은 2년 가까이 표류하던 중 여야 합의로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숙려 기간을 빌미로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이 불발됐다. 이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이 포퓰리즘 사례라며 제동을 걸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보인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다. 여야 공동 발의한 이 법안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는커녕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상임위를 통과한 글로벌특별법을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무시하는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이 대통령이 글로벌특별법에 대해 ‘포퓰리즘’ 언급을 한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여당이 대통령 눈치 보기를 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 수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글로벌특별법을 외면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진 여당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특히 민주당은 이 법안을 제대로 숙의조차 하지 않은 채 2년 동안 방치했다. 또다시 글로벌특별법 홀대를 재현, 난항 우려를 키우는 것은 조속한 법 통과를 염원하는 부산 시민들의 희망을 꺾는 행태일 뿐이다.
더욱이 이 대통령의 글로벌특별법에 대한 지적은 현실과 맞지 않다. 이 법안은 규제 완화와 특구 지정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재정 투입을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 특별한 재정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 정부 주도의 정책 입법에 가깝기 때문에 포퓰리즘이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여당은 언제,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말조차 없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박형준 부산시장의 삭발 사태와 전재수 의원의 법 통과 요청 이후 전광석화로 행안위를 통과시킨 데 이어 국회 우선 처리 방침을 밝혔다. 지역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었지만 시장 출사표를 던진 전 의원에게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은 씁쓸함마저 자아내게 했다.
글로벌특별법은 부산만을 위한 게 아니라 성장 한계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더욱이 이 법안은 해양수도 부산을 싱가포르나 상하이와 같은 국제자유도시로 육성할 초장기 도시 설계도라는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조속한 국회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정을 이끄는 여당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에 대한 부산의 신뢰에도 큰 상처를 남길 우려가 크다. 만약 부산시장 선거에 이용하려는 속내를 갖고 있다면 무척 위험한 발상이다. 현재 부산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대규모 민심 이반 사태가 발생한다면 응당 모든 책임은 민주당이 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