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서민 ‘삼시 세끼’ 챙기는 착한 행정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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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으로 대학생·근로자 아침
농산물 소비 보탬, 사업 전국 확산
점심 정책도 마련…일부 저녁까지
경남도 “생활밀착 정책 지속 발굴”

지난해 경남 도립남해대학교 학생들이 ‘1000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해 배식하고 있는 모습. 경남도 제공 지난해 경남 도립남해대학교 학생들이 ‘1000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해 배식하고 있는 모습. 경남도 제공

고물가에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은 서민 현실을 고려해 경남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밥심 행정’이 눈길을 끈다.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과 중소기업 근로자를 중심으로 아침·점심·저녁을 저렴하고 든든하게 제공하면서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까지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

7일 경남도에 따르면 올해 경남의 1000원의 아침밥 사업은 도내 10개 대학(14개 캠퍼스)과 5개 기업·산업단지로 확대 추진한다. 이 사업은 학생이나 근로자가 5000원짜리 아침 한 끼를 1000원에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골자다. 나머지 금액은 정부에서 2000원, 광역·기초지자체에서 1000원씩 부담한다.

학생들에게는 밥·반찬·국 등 주로 통상적인 한식 메뉴를, 근로자에게는 출근 시간과 업무 환경에 지장 받지 않을 김밥·컵밥 등 간편식을 준다. 2024년 경남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확산하면서 당해 8개 대학이 참여, 이듬해 12개 대학으로 늘어나고 밀양 초동농공단지 시범사업까지 추가됐다.

올해는 참여 대학이 10곳으로 줄어든 모양새지만 창원대와 도립거창·남해대학 통합 사례를 참작하면 사실상 참여율은 증가세다. 경남도는 올해 도내 14개 캠퍼스에 33만 4560식, 5개 기업·산업단지에 15만 9376식 등 총 49만 3936식을 준비한다. 소요 예산은 정부와 도·시비를 모두 포함해도 20억 원이 채 안 된다. 그럼에도 사업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시범사업을 마친 밀양 농공단지 근로자 128명을 대상으로 올 1월께 지자체에서 ‘사업 계속 참여 의향 여부’를 물은 결과 ‘참여’가 87%, ‘불참’이 11%로 나타났다. 사업 참여자 만족도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오자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이 사업을 벤치마킹해 전국으로 확대하는 분위기다. 이에 경남도는 지역 정책이 국가 정책으로 채택된 이례적인 사례라 강조한다.

지난해 경남 밀양시 한 간편식 제조업체 관계자들이 새벽부터 출근해 초동특별농공단지 내 기업체에 제공할 ‘노동자 1000원의 아침 식사’인 참치마요 핫도그를 만들고 있다. 강대한 기자 지난해 경남 밀양시 한 간편식 제조업체 관계자들이 새벽부터 출근해 초동특별농공단지 내 기업체에 제공할 ‘노동자 1000원의 아침 식사’인 참치마요 핫도그를 만들고 있다. 강대한 기자

특히 아침밥에 사용하는 쌀 100%가 지역 생산품으로 농산물 소비까지 끌어 올리고 있어 일거양득 효과를 낸다. 1식 기준 공깃밥 한 그릇에 생쌀 100g이 소비된다고 볼 때 아침밥 지원사업으로 해마다 쌀 약 50t을 소모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농축산부는 아침밥 사업과 연계해 점심밥 사업까지 확장했다. 경남도는 올 5월부터 10월 사이 정부 공모에 선정된 ‘직장인 든든한 점심밥’ 사업을 신규 도입한다. 구내식당 이용이 어려운 중소기업 근로자가 외부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할 때 결제액의 20%(월 최대 4만 원)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1000원의 아침밥’ 참여 기업이나 구내식당 운영 기업은 중복 지원을 막기 위해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통영·함안·고성·산청·거창·합천 등 6개 시군에서 2258명이 신청서를 냈다.

진주에서는 ‘1000원의 저녁밥’ 사업까지 이뤄진다. 시험 기간 학업으로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데다 외식비 부담도 증가하는 사정을 학생회 측에서 토로하면서 대학과 행정이 나서 저녁 지원 필요성을 검토, 수요조사 결과 2개 대학에서 7000식 규모의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진주시는 올 하반기부터 지역 대학 시험 기간인 10일간 학생들에게 ‘1000원의 저녁밥’ 사업을 벌인다. 진주시와 대학이 1식 기준 2000원씩 지원하면 학생들은 1000원으로 학식을 먹을 수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고물가 속 도민의 식비 부담을 덜고 지역 농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한 민생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정책을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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