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친노동 기조 맞춘 포스코, 7000명 직접 고용 (종합)
노란봉투법·불법 파견 패소 대응
협력사 소속 인력 순차 채용 추진
기존 직원과 임금 격차 문제 부담
포스코노동조합 유튜브 캡처
포스코가 포항·광양 제철소 현장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소속 인력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내하청 노동자들과의 불법파견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데다, 장인화 회장의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 등 정부의 친노동 기조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8일 조업 지원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대상으로 한 직고용 로드맵을 발표했다. 입사를 희망하는 인력을 중심으로 순차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제철소는 24시간 가동되는 공정 특성상 원·하청 협업 구조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에 조업과 밀접한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협력사 인력을 대규모로 직접 고용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배경에는 누적된 소송 리스크가 있다. 포스코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사실상 ‘연전연패’했다. 2011년 시작된 1차 소송은 2022년 대법원에서 노동자 승소로 확정됐고, 이후 3~7차 소송도 항소심까지 모두 패소했다. 현재 8~10차 소송도 진행 중이다.
노란봉투법 시행도 영향을 미쳤다. 하청 노동자도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유사 분쟁 확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취임해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이 연임을 고려해 이재명 정부의 친노동 기조에 부응하려 했다는 시각도 있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됐지만 지분 7.9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회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퇴임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포스코가 정부 기조에 더 쉽게 호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포스코가 물꼬를 트면 다른 재벌 대기업들도 프레셔(압박)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 외에도 현대제철, 현대자동차·기아, 한국지엠, 현대모비스가 불법파견 여부를 두고 하청 노동자와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직고용 이후에도 기존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 문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전국금속노조는 포스코가 과거에도 직고용자들을 별도 직군을 만들어 차별해 왔다며 차별적 구조가 해결되지 않는 회사의 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 정규직 노조가 이번 직고용에 반발하면서 ‘노노 갈등’ 우려도 제기된다.
재무 부담 역시 변수다. 이번 직고용 규모는 정규직의 약 40%에 달한다. 포스코는 업황 부진 속에 수익성이 둔화한 상황으로, 인건비 부담 확대가 경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