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 잠수함 화재 합동감식… ‘2인 1조’ 쟁점
경찰·노동부 등 6개 기관 사고 현장 감식
발화 지점 배터리룸 조사 주력
노조 “사전 밀폐구역 지정, 2인 1조 위반” 주장
14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잠수함 사망사고와 관련해 울산경찰청 등 6개 기관의 합동 감식이 이뤄졌다. 오상민 기자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잠수함 화재 사망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관계 기관 합동감식이 진행됐다. 사고 당시 소음 등으로 사고 인지 여부 등 ‘2인 1조’ 작업이 이뤄졌는지가 향후 중대재해 수사 과제로 떠올랐다.
울산경찰청은 1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당국,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울산지방검찰청 등 6개 기관과 함께 동구 HD현대중공업 내 잠수함 공장 사고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감식은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종료됐다.
감식팀은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잠수함 내부 배터리룸과 주변 배선을 살피고, 재해자 시신이 수습된 하부 구역까지 내려가 현장 조사를 마쳤다.
다만 화재 당시 발생한 고열로 배터리나 경보장치 등이 일부 소실돼 증거 수집이 순조롭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경찰은 이번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동시에 현장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관리 감독 실태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은다. 특히 10명 이상이 동시에 진입하기 힘들 정도로 협소한 잠수함 내부 구조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대피와 구조가 지연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사고 구역이 법적으로 ‘2인 1조’ 작업이 의무화된 밀폐공간에 해당하는지도 살필 예정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밀폐 공간 작업 시 질식 등을 예방하기 위해 2인 1조를 의무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법에 따라 밀폐구역이 아니더라도, 밀폐구역에 준하는 구역으로 규정하고 안전 매뉴얼을 작성했는지도 논점으로 떠올랐다.
일단 노조는 사측의 총체적 안전 붕괴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사고 이전에 해당 구역을 밀폐 구역으로 지정해 매뉴얼을 작성했지만, 사고 직후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작업 현장에 소음이 많아 귀마개를 착용한 상태였기에 화재 경보를 제대로 인지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수사 당국은 당시 작업 지시서와 안전 매뉴얼 등을 확보해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 안전 조치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1시 58분께 HD현대중공업 내 창정비 중이던 해군 1800t급 214급 잠수함 홍범도함에서 원인 미상의 불이 났다. 현장 작업자 47명 중 46명은 빠져나왔으나, 하청업체 소속 청소 노동자 60대 A 씨가 고립됐다. A 씨는 비좁은 내부 구조와 감전 우려 탓에 구조가 지연되다 화재 발생 33시간여 만인 지난 10일 오후 11시 18분 숨진 채 수습됐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