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안 보이는 전쟁’ 항공운임 얼마나 더 오를까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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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 멈췄지만 여전히 높아
유류할증료는 이미 최고 단계
기본운임 할인 축소도 역부족
증권가선 “30%↑ 때 만회” 분석

이란 전쟁 장기화로 유가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유류할증료를 포함한 항공 운임이 전쟁 이전에 비해 30%는 인상돼야 유가 충격을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인천공항 전경. 연합뉴스 이란 전쟁 장기화로 유가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유류할증료를 포함한 항공 운임이 전쟁 이전에 비해 30%는 인상돼야 유가 충격을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인천공항 전경. 연합뉴스

이란 전쟁 장기화로 유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국내 항공사들의 항공운임 추가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유류할증료의 경우 이미 5월에 ‘최고 구간’이 적용되면서 추가적으로 유가 상승을 반영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 때문에 ‘기본운임(공시운임)’에서 할인이 줄어드는 방식으로 운임 인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유류할증료를 포함한 항공운임이 전쟁 이전에 비해 30%는 인상돼야 유가 충격을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항공유 가격은 이달 들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국제 항공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184.63달러로 전주 대비 6.7% 하락했다. 지난달 한 때 배럴당 200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지만 이란전쟁 이전 평균 100달러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항공사들은 5월 적용 유류할증료를 최고단계로 적용한 이후 유가가 더 오르더라도 유류할증료를 높일 수 없는 상태다. 현행 ‘총액운임 표시제’에서 항공운임은 기본운임, 유류할증료, 공항시설이용료, 관광진흥기금 등으로 구성된다. 유류할증료가 상한선에 걸린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운임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기본운임(공시운임) 조정이지만 이는 쉽지 않다.

항공사의 공시운임은 각국의 항공 협정에 따라 정부 인가를 받거나 신고 수리가 필수다. 정부가 이를 엄격하게 심사하기 때문에 항공사가 자의적으로 공시운임을 올릴 수 없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공시운임을 정부인가제로 운영하고 있어 항공사 마음대로 인상하지 못한다”면서 “개별 항공사는 공시운임에서 할인해 프로모션 운임을 운영하는데, 경영 부담이 커질 경우 이 할인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이미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할인 축소를 통한 요금 인상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항공사의 경우 비용 중 유류비 비중이 30% 내외이고, 80% 이상의 매출이 국제선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류비 전액 전가를 위해서는 이론적으로는 30% 수준의 항공권 단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나증권은 “실제로는 항공권 가격 인상 이후의 수요 위축 가능성 때문에 1.3배의 가격 인상이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특히 LCC의 주요 노선인 일본, 동남아 노선은 공급 과잉 국면에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항공사 실적에서 유가는 1개월 후행해 반영되기 때문에 3월부터 급등한 유류비 부담은 2분기부터 나타난다”면서 “3~4월 평균 항공유는 원유보다 월등하게 상승해 2배 넘게 폭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LCC 선두업체인 제주항공에 대해 “2분기 유류비는 1000억 원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업계에서도 “현재와 같은 저수요 경쟁 하에서는 할인 축소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요금 인상 여력이 있는 대한항공도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 때문에 일부 노선에 대해 2019년 대비 물가상승률 이상의 항공 운임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이처럼 항공 운임 추가 인상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향후 유가가 더 오를 경우 항공사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다만, 유가 인상 전략이 치밀한 일부 항공사의 경우 손실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나증권은 “델타항공은 자체적으로 정유시설을 보유하고 있어서 유가상승분 중 40~50%를 상쇄 가능하고, 라이언에어는 80% 이상의 항공유를 2027년까지 배럴당 67~77달러 수준에서 헤지를 완료했기 때문”에 “현재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 항공사의 경우 해외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의 표시 가격은 한국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미국 항공사의 경우 수화물 수수료를 인상하는 등 국내와는 다른 방식으로 유가 인상 부담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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