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착시 탓?”...1분기 울산 수출 최고치에도 물동량은 ‘뚝’
원유 반입량·물동량 감소에도
수출액 전년 대비 7.7% 상승
석유·비철금속 산업 쏠림현상
울산무협 “고유가 착시 현상”
1분기 울산 액체화물 물동량은 감소했지만, 고유가 여파로 수출액은 증가하는 착시현상이 뚜렷했다. 사진은 울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 UPA 제공
글로벌 유가 상승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울산 수출액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석유제품과 비철금속 산업에 실적이 쏠리면서 지역 산업 전반은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나 ‘고유가 착시 현상’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와 울산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울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211억 4900만 달러보다 7.7% 증가한 228억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수출은 88억 달러를 달성해 2014년 4월 이후 1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실물 교역을 나타내는 울산항 누적 물동량은 4698만 6829t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 감소했다. 울산항 주력 화물인 액체화물 1분기 반입량이 1457만 5389t으로 5.7% 줄어든 여파가 컸다. 컨테이너 물동량 역시 누적 8만 2409TEU에 그쳐 전년 대비 5.4% 하락했다. 외항 수출 물량과 수입 물량도 각각 5.7%, 8.5% 떨어지며 지역 산업 전반이 교역 둔화세를 보였다.
이는 중동 리스크와 유가 변동성이라는 요인이 겹쳐 만들어 낸 전형적인 착시 현상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가 급등으로 단가가 뛴 석유제품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로 수혜를 본 비철금속은 수출이 각각 5.6%, 42.5%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주력 수출 품목인 석유화학제품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수출이 3.8% 감소하며 산업 간 양극화가 뚜렷했다.
울산무역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28.52달러로 급등하면서 석유제품 수출 단가도 t당 707달러에서 754달러로 6.6% 올랐다”며 “반면 울산항으로 실제 들어온 원유 수입 물량은 78.7% 급감해 덜 정제하고 더 비싸게 판 구조가 수출액 통계를 끌어올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관계 기관은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는 오는 5월 ‘포스트(POST) 중동사태 공급망 리스크관리 전략 세미나’를 열고 원자재 가격 전망을 공유해 지역 기업의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관리 전략 수립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도 “국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지원과 주요 화물 물동량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울산항의 에너지 물류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