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번지' 거제의 선택, 재선 관록이냐 30대 패기냐 [PK 기초지자체 판세 분석]
⑧ 경남 거제시
김영삼·문재인 배출 ‘상징성’
현직 시장 민주당 변광용 후보와
38세 국힘 김선민 시의원 대결
무소속 하준명도 본선 출사표
경남 거제시는 김영삼과 문재인, 2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라는 상징성 탓에 선거 때마다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특히 세계 조선 빅3로 손꼽히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사업장이 있는 ‘조선 도시’로 진보 성향이 강한 조선업 직간접 종사자가 전체 인구 70%를 차지하지만, 정작 역대 선거에선 주로 보수당이 우위를 점했다.
그러다 2018년 지방선거 때 거셌던 문풍을 타고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가 당선되면서 철옹성 같던 보수의 아성이 무너졌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다시 집권했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치러진 작년 재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재탈환에 성공하며 또다시 판세를 뒤집었다.
이후 꼬박 1년 2개월 만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작년 재선거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 관록의 재선 시장과 패기의 초선 시의원 간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 남부내륙철도, 가덕신공항, 한·아세안 국가정원 등 거제의 지형을 바꿀 대형 국책사업과 거제경찰서 이전, 조선업 상생 기금, 거제남부관광단지 등 갈등이 첨예한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심사다.
민주당은 ‘징검다리 3선’에 도전하는 변광용(60) 현 시장을 일찌감치 단수 공천하며 ‘단일대오’ 전열을 갖췄다. 변 시장은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민선 7기 제9대 거제시장을 역임했다. 4년 뒤 박종우 전 시장에게 단 377표, 0.39%포인트(P) 차로 석패하며 연임에 실패했다. 그런데 박 전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면서 또 한 번 기회가 왔고, 작년 4월 재선거에서 18.63%P 차로 승리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여소야대인 시의회를 설득해 도내 최초 자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이뤄내며 정치력을 입증했다.
변 시장은 “지난 1년 민생 경제와 거제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현안과 해법을 제시하고 설득하며, 쉼 없이 달렸고 정상화와 대도약의 길로 다시 나아가고 있다”면서 “더 낮게 다가가고, 더 뜨겁고 뚝심 있게 달리겠다”고 강조했다.
설욕을 노리는 국민의힘은 젊은 피를 수혈했다. ‘신구 대결’로 관심을 끈 당내 경선에서 초선의 김선민(38) 거제시의원이 재선을 지낸 권민호 전 시장을 꺾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여야를 통틀어 6·3 지방선거 경남 지역 단체장 후보 중 최연소다. 2012년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2022년 시의회에 입성했다. 도당 대변인, 거제시당협 청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다진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후보까지 올랐다.
최근 경선 경쟁자였던 권민호 전 시장을 비롯해 김한겸 전 시장 등 당내 중량급 원로들까지 두루 품으며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강화된 원팀’을 꾸리고 지지세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탄핵 이후 변화한 정치 지형 속에 보수 진영 결집을 끌어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김 시의원은 “앞장서되, 낮은 자세로 경륜과 지혜를 모아 거제의 더 큰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며 “당당하게 그러나 더욱 겸손하게, 맡겨주신 소명을 끝까지 감당해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 외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하준명(52) 러시아 연해주 200만 평 식량공급기지개발 동북아생명누리협동조합 운영이사가 어느 정도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할지도 관심사다. 하 후보는 해상풍력과 수소 산업 육성, 플랜트 제조 클러스터 조성, 매월 30만 원 재생에너지 연금 도입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