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통영시장 리턴 매치… ‘무소속 선전’ 최대 변수 [PK 기초지자체 판세 분석]
⑦ 경남 통영시
6·3 통영시장 선거 박빙 구도
민주당 강석주·국민의힘 천영기
4년 전 선거 표차 1679표 불과
보수 진영 무소속 후보 2명 출마
경남 통영은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짙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역대 총선은 보수당이 독식했다. 계엄 직후 치러진 지난해 대선 득표율 역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57.43%,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35.57%를 기록할 만큼 차이가 컸다. 그러나 시장 선거만큼은 정당보다 인물론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적이 많았다. 실제 2002년 김동진 후보, 2003년 재선거 진의장 후보 그리고 2010년 재출마한 김동진 후보가 무소속으로 보수정당 후보를 꺾고 당선증을 품었다.
이런 변화에 정점을 찍은 건 2018년 제7회 동시지방선거였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강석주,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강석우 후보에 무소속 4명이 본선을 치렀다. 애초 강석우 후보의 낙승이 예상된 승부였지만, 막판 역전 드라마를 완성한 강석주 후보가 39.49%를 득표하며 지방자치 출범 이후 최초의 민주계열 시장 탄생을 알렸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불거진 ‘촛불 민심’과 거셌던 ‘문풍’ 만큼이나 보수 성향 무소속의 존재감이 승패를 갈랐다. 특히 한나라당 소속으로 재선 시장까지 지냈던 무소속 진의장 후보가 결정타를 날렸다. 진 후보는 1, 2위 득표율차가 단 1.3%P(포인트)에 불과했던 상황에 무려 17.26%를 챙겼다. 하지만 2022년 국민의힘 천영기 현 시장이 당시 현직이던 강석주 전 시장을 상대로 1679표, 2.8%P 차 신승을 거두며 보수 텃밭임을 재확인 했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4년 전 승부의 리턴 매치다.
더불어민주당 강석주 통영시장 후보. 캠프 제공
민주당에게 통영은 남해안 벨트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경남 탈환에 필요한 교두보다. 이에 앞서 당의 새 역사를 썼던 강석주 전 시장을 다시 중용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3선 도의원을 지낸 강 전 시장은 2018년 당적을 옮겨 당선됐다. 경남 18개 시군 중 가장 먼저 통영시장 후보를 확정했던 민주당 경남도당은 공관위원장과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통영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며 힘을 실었다. 최근엔 정청래 대표 등 당 지도부가 통영에서 선상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강 전 시장은 “현 시장의 오만과 독선, 법을 무시하는 안하무인격 행정으로 시민들 자부심이 갈기갈기 찢겨 나갔다”고 날을 세우며 “폭정을 막아내고 찢어진 통영의 하늘을 다시 푸르게, 흐려진 통영의 태양을 다시 뜨겁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면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국민의힘은 천영기 시장을 대표선수로 내세웠다. 천 시장은 제6대 통영시의원, 제10대 경남도의원을 거쳐 제10대 통영시장이 됐다. 굵직한 흔적을 남긴 지난 4년의 시정 성과를 앞세워 단수 공천을 받아내며 재선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대학생 자녀 등록금 전액 지원,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교육발전특구·문화도시·한산대첩교 예타 대상 선정, 예산 1조 원 시대 개막 등을 제시한 천 시장은 “이제 통영은 시골의 한 어촌 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미래 혁신도시가 됐다”고 자부하며 “이제 막 기초 공사 마쳤을 뿐이다. 단순한 성장을 넘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통영 경제 3조 시대’로 날아올라야 한다. 책임 행정의 끝판왕이 돼 통영 100년의 약속을 매듭짓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천영기 통영시장 후보. 캠프 제공
살얼음판 승부에 무소속 선전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도 보수 진영에 지지기반을 구축한 후보가 2명이나 포진했다. 국민의힘 통영지역 당협부위원장 출신인 심현철(60) 전 SEK(주) 대표이사와 보수정당 후보로 여러 차례 출마했던 박청정(83) 세계해양연구센터 대표가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활동 중이다. 이들 모두 진의장 전 시장의 무게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선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현직 프리미엄과 지역 정서를 감안할 때 현직이 유리한 건 맞지만, 정부와 여당에 대한 호감도나 무소속 변수, 공천 후유증으로 어수선한 국민의힘 당내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도 예측불허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고 짚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