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신공항이 항공 물류 거점 돼야 트라이포트 완성된다
항공 수출입 화물 대부분 인천 처리
분산·새 물동량 창출 노력 서둘러야
가덕신공항 조감도.
남부권 대표 공항이 될 가덕신공항을 진정한 수요자 중심 공항으로 만들기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그 발걸음은 현재 인천국제공항이 독점하고 있는 항공 물류 시장에 내는 도전장이 시발점이 될 듯하다. 이 같은 도전은 가덕신공항에서 육상과 항만, 항공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복합 운송체계를 마련하겠다는 트라이포트 전략에도 부합하는 움직임이다. 부산시가 팔을 걷고 나선 이번 도전은 단순히 새로 생기는 신공항 하나의 전략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특정 공항에 집중된 국내 항공 물류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국가 전체의 물류 시스템을 재편할 수 있을 진정한 물류 허브 구축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이고 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시는 가덕신공항 항공물류 거점 구축 실행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이달 시작했다. 시청 발주 용역으로는 이례적으로 긴 기간인 18개월로 잡힌 해당 용역은 단순한 공항 인프라 개발이 목표가 아니다. 한 해 국내 항공 수출입 화물 291만 톤 중 99%가 넘는 물량인 288만 톤을 인천국제공항이 처리하는 항공물류 시장 재편을 위한 실행 전략 수립이 목표다. 현재 김해국제공항이 처리하는 항공화물은 연간 1만2000톤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항공물류 독점구조를 방치한다면 가덕신공항이 개항을 하더라도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시는 일단 가덕신공항 개항 시점에 맞춰 동남권 항공 물류 수요부터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동남권에서 항공편을 통해 화물을 옮길 인프라가 부족해 마지못해 인천을 이용하는 수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역 기업 입장에서는 물류비 부담이 크고 시간 손실도 상당할 것인 만큼 이는 타당한 시도다. 이와 함께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 인천국제공항 항공 화물 집중의 폐해를 지적하고 안전을 담보할 물류체계 분산의 이점을 내세우는 전략도 병행할 듯하다. 항공 물류의 대부분이 반도체·전자부품·전자상거래·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화물인 점을 감안하면 화주들에게 상당히 어필할 수 있을 논리로 보인다.
이번 용역은 활주로나 터미널 등 공급 인프라 중심이던 가덕신공항 관련 논의가 화주나 물류기업 등 수요자 중심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시도들이 인천국제공항의 항공 물류 처리 물량을 빼돌리는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점이다. 제로섬 게임에 가까운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새 물동량 창출과 함께 국가 전체 물류 병목 현상을 선제적으로 푼다는 목표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항만-항공 환적 인프라 등 트라이포트 인프라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가덕신공항을 항공 물류 거점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트라이포트 완성을 위한 마지막 방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