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논란…신세계그룹 “고의성 근거 찾지 못해”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커머스팀 직원 3명, 휴대폰 제출 거부”
법적 제약에 조사 한계…어려움 있어
스타벅스 마케팅 검증에 심각 결함

신세계그룹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내부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세계그룹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내부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광주 민주화운동 폄훼 마케팅을 조사한 결과 고의성을 입증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신세계그룹 전상진 경영총괄부사장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직원들과 임원진이 고의로 해당 마케팅을 기획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사건 발생 직후인 19일부터 일주일간 이번 마케팅을 진행한 스타벅스 코리아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내부조사를 진행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번 마케팅은 스타벅스 코리아 커머스팀에서 제안한 것으로 팀장·담당·본부장·대표이사의 보고라인을 거쳐서 최종 확정됐다.

전 부사장은 “행사를 주관한 스타벅스 코리아 커머스팀 전원과 전략기획본부, 대표이사 등 결재라인에 대한 휴대폰·노트북 포렌식 검증과 교차 심문을 진행했고, 담당자가 해당 업무를 진행하는 데 사용한 장치와 하드 드라이브는 검증된 절차에 따라 모두 회수해 조사를 했다”면서 “조사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직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부적절한 언행도 일부 확인됐지만 정황만으로 현재까지 해당 인원들의 사전모의 등 고의성을 특정할 수 있는 단서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당 직원들은 ‘기존 나수 텀블러 홍보 문구였던 가방에 쏙과 라임을 맞추는데 급급했다’, ‘AI에 물어봤다’, ‘(5·18은) 생각 조차 못했고, 이슈화 이후 다시 보니 그제야 문제가 될 수 있겠구나 인지 했다’며 고의성 여부를 부인했다”며 “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는 사건 직후 사내 메신저에서 ‘이런 문구를 하필…그룹과 즉시 내용 공유하고 대응합시다’고 발언한 내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물론 이번 조사는 대상 임직원들이 고의성 여부를 부인하는 가운데 법적·절차적 제약으로 인해 모든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히는데 어려움이 따랐다”며 “탱크데이 네이밍을 제안했던 직원 등 커머스팀 팀원 3명은 휴대폰 제출을 거부했고, 그 영향으로 이번 마케팅과 관련된 이들 사이의 대화 및 업무처리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또 “사내메신저 대화 기록이 회사 서버에 일주일만 저장되는 까닭에 최초 마케팅 기획 단계에서 팀원들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 부사장은 “ 찰 조사결과 그 누구라도 5·18를 폄훼하려는 의도를 갖고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해당 임직원을 즉각 해고조치하고,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관련자 전원을 대기발령 조치했으며 본부장 역시 조사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스타벅스 코리아의 마케팅 검증과 리스크 간리 체계에 결함도 발견됐다.

전 부사장은 “(보고) 과정에서 그 누구도 ‘5월 18일에 탱크데이는 안 된다’고 지적하지 않았다”며 “마케팅 기획과 승인 과정에서 단 한 차례의 문제 제기 조차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 마케팅 행사 합의자 7명 중 일부는 해당 마케팅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의 첨부파일조차 열지 않고 관행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마케팅의 즉시성을 우선시한 까닭에 과거에 진행되던 법무팀의 검증 프로세스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안은 실무자의 과실을 넘어서 스타벅스 코리아 내부의 사회적·역사적 민감성 부재를 드러냈다”며 “마케팅 검증·리스크 관리 체계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 고의성 여부를 불문하고 해당 마케팅 관련자와 결재라인 전체에 대한 엄중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룹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전 부사장은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마케팅 논란으로 인해 5·18 민주화운동 영령, 유가족분들과 광주 시민 여러분, 박종철 열사 유가족분들 그리고 스타벅스 코리아를 애용해주시는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큰 상처를 드리고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