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내 생산·투자·소비 ‘트리플’ 감소…중동전쟁 충격파·기저효과 영향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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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정제 생산 -19.4%, 37년 11개월만 최대폭↓
소매판매·설비투자 각각 3.6%↓…내수·투자지표 악화
구윤철 “일시적 조정, 5월엔 개선 흐름 전망”
농어민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한도 상향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와 지난 2~3월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4월 국내 생산·투자·소비가 모두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 영향이 종전 협상·합의 지연으로 시차를 두고 국내 실물경제 전반에 퍼지면서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생산·투자·소비가 모두 감소하는 이른바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2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7.8(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2월 2.1%, 3월 0.4% 증가하다가 석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4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줄었다. 구체적으로는 석유정제 생산이 19.4% 감소했다. 1988년 5월(-22.1%) 이후 37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세다. 중동 전쟁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과 관련 시설 정비·보수 영향 때문이다.

4월 자동차 생산도 전월보다 10.0% 줄었다. 작년 9월(-15.3%)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다. 지난달 대전에서 발생한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 화재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데다, 5월 주요 차종 신차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 영향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슈퍼 사이클을 맞은 반도체는 4월에도 전월보다 생산이 3.1% 늘어나는 등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내수 지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상품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3.6% 감소했다. 2024년 2월(-3.7%)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전월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 효과로 급증했던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1.1%) 판매가 기저효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비내구재(-1.1%) 판매도 줄었으며, 특히 중동전쟁에 따른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과 고유가 영향으로 차량연료(-8.3%) 판매가 감소했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보다 1.0% 감소했다. 2022년 2월(-1.7%)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크다.

금융·보험업 생산은 -7.7% 감소했다. 이는 2001년 3월(-7.7%)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액 카드 실적 감소, 3월에 크게 늘었던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도소매업(-1.5%) 역시 소매업과 자동차·부품판매업 부진 영향으로 생산이 감소했다.

투자 지표도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3.6% 감소했고, 건설업체의 국내 시공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도 1.4% 줄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P) 상승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0.6P 올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난달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감소한 데 대해 "그동안의 높은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일시적인 조정"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5월에는 소비와 기업 심리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고 수출 호조세도 이어지고 있어 개선 흐름이 재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 역시 "(지난) 2∼3월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전쟁 영향이 함께 작용했다"며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아직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중동 전쟁이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주요 기관들은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며 "정부는 고유가에 따른 민생 부담을 최소화하는 한편 경제 구석구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소와 요소수의 수급 안정을 위해 현재 시행 중인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7월까지 연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부담을 덜어주도록 농어민에게 지급하고 있는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한도를 올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촉진 방안, 해양 사고를 줄이는 제도개선책, 중형조선사들의 선수금환급보증(Refund Guarantee, RG) 발급을 지원하기 위한 방향 등도 논의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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