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삼전닉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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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한국 경제 핵심 키워드는 ‘삼전닉스’다. 고유가 환율 부동산 등 무게감 있는 다른 이슈를 모두 압도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식시장에 어마어마한 열풍을 불렀다. 삼성전자는 발행 주식 수가 58억 주, 하이닉스는 7억 주다. 이렇게 몸집이 무거운 대형주가 하루 10% 넘게 상승한 날도 있었다. 코끼리가 치타처럼 달렸다. 커뮤니티마다 게시판 논쟁이 뜨겁다. “버블이다”라는 사람도 있고 “이제 시작이다”라는 사람도 있다. “하락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하고 “엄청난 실적이 말해주지 않느냐”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예견하기도 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주식과 결혼하지 말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현재 장세는 이를 우습게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올인’하면 승승장구하는 시장이었다. 한때 ‘헐값 반도체’라며 별로 쳐주지도 않던 메모리가 이처럼 분위기를 뜨겁게 달굴 줄 누가 알았을까.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0%에서 2.6%로 올렸다. 고유가로 힘든데 말이다. 한국에 석유가 터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KB증권 리서치본부는 “2분기 고객사의 메모리 수요 충족률은 50%에 불과하고 내년 메모리 공급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대부분 메모리 수요 급증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신중론도 있다. 미국 펀드 운용사인 스파크라인 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는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가 계속된다면 좋은 성과를 내겠지만, 우리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플랫폼 ‘베라 루빈’. 데이터센터에 설치되는 대형 랙 단위 장비다. 이 안에는 개당 수천만 원에 이르는 고가 그래픽카드가 100여 개 장착된다. 이에 붙는 메모리는 16GB 노트북 램 1200여 개 규모가 들어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베라루빈의 중앙처리장치(CPU)에 별도 장착되는 메모리는 그보다 더 많다. 챗GPT 유료 가입자는 전 세계적으로 3500만~5000만 명에 이른다는 추정이다. 챗GPT를 돌리려면 대형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질문에 답변을 하는 것도 엄청난 일인데, 여기에 새로운 데이터를 끊임없이 학습시켜야 한다. 인공지능 서비스 경쟁이 불붙고 있고,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모자란다. 하지만 모든 AI 서비스 업체들이 살아남을까. 투자금액이 너무 많다는 목소리도 있다. ‘삼전닉스’의 실적 장세에는 환호와 불안, 혼돈이 얽혀 있다.

김덕준 세종취재부장 casiopea@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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