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투표지 부족 사태에… 이틀째 발 묶인 ‘2000명 표’
서울 잠실7동 투표함 봉쇄 사태
“진상규명위 설치” 대책 안 통해
과천 중앙선관위서도 항의 집회
여당도 “사무총장 거취 고민을”
4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투표함 반출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6·3 지방선거 개표 작업과 당선인 확정이 선거가 끝난 4일에도 차질을 빚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따지겠다고 발표했지만, 일부 보수 단체 시민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집회를 이어갔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함 2개가 개표소로 반출되지 못하고 있다. 전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모인 시위대가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투표소 주변에 대한 봉쇄를 이어가면서다. 투표함 반출이 늦어지면서 투표함에 들어 있는 유권자 약 2000명 분의 기표 용지의 개표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개표 작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선관위는 공식적인 당선인 확정도 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동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시선관위에 따르면 이곳을 포함해 서울 지역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하게 공급됐다. 선관위는 선거인명부 대조 전표를 받은 유권자들에 한해 이곳 투표소의 투표 마감 시각을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연장해 투표를 진행했다. 시민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일부 보수 단체들은 투표소 앞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비롯한 경찰 추산 시위대 800여 명은 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 앞에서 선거 무효를 주장했다. 보수 단체 소속 관계자 150명은 지난 3일 밤 대구 중구 선관위 앞에서도 항의 집회를 벌였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다시 사과했다. 선거 연기나 재선거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4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국민 여러분의 참정권 행사에 많은 혼란과 불편을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이번 사안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의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개표 중단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측은 “투표지 부족 사태 원인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하여 외부 전문가 위주로 구성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모두 중앙선관위를 강하게 질타했다. 다만 결은 달랐다. 국민의힘은 최보윤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국가 헌법기관이 초래한 중대한 선거관리 실패이자,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투표 제도의 근본을 훼손한 폭거”라며 “노 위원장을 비롯한 부실 선거관리 책임자 전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 역시 “선관위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사무총장의 거취까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고,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