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법칙' 주인공 인텔 창립자 고든 무어 별세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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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고든 무어(오른쪽)가 모토로라 회장으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05년 고든 무어(오른쪽)가 모토로라 회장으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반도체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설파한 인텔의 공동 창립자 고든 무어가 24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무어가 이날 하와이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1929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무어는 캘리포니아 공과대에서 화학과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첫 직장인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에서 인텔 공동창업자이자 평생의 친구인 로버트 노이스를 만나면서 반도체 개발자로 입지를 쌓기 시작했다. 무어는 1968년 노이스와 함께 실리콘밸리에서 인텔을 창립하고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1위로 끌어올리며 반도체 제국을 건설한다.

앞서 무어는 1965년 업계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이 약 2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을 내놓았는데 지난 수십 년간 반도체 시장의 흐름은 대체로 무어의 예측과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당시 반도체 집적회로가 컴퓨터와 자동차, 휴대 통신장비 등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수십 년 앞을 내다보기도 했다.

인텔은 1971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인텔 4004'를 출시해 개인용 컴퓨터의 소형화와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 이후 제작된 '인텔 8088'이 당시 컴퓨터 1위 업체였던 IBM PC에 장착되면서 인텔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제패한다.

무어는 기부에도 적극 나섰다.

취미로 낚시를 즐기며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깨우쳤다는 그는 2000년에 부인과 함께 '고든 앤 베티 무어 재단'을 설립해 과학 발전과 환경보호 운동을 지원했다.

2005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멜린다 부부를 꺾고 미국 최대 기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무어는 또 모교인 캘리포니아 공대에 수억 달러를 기부해왔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무어의 순자산은 약 75억 달러(약 9조 7500억 원)에 달한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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