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인' 정유정 휴대폰 내역 충격…"일반 사이코패스와 달랐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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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정유정(23)이 "일반적인 사이코패스와 다르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찰 조사 결과 정유정의 휴대폰에는 다른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도, 친구 이름도 존재하지 않아 사회와 철저히 단절된 '은둔형 외톨이 범죄'였다는 설명이다.

손수호 변호사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유정에 대해 "충분히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있지만 약간 이상한 부분들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유정은 부모와 오래 전부터 떨어져 할아버지와 함께 지냈다"라며 "고등학교 졸업 후 취직 준비를 했지만 특별한 직업도 없이 쭉 5년간 무직으로 지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유정의 휴대전화 이용 내역을 봤더니 다른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은 게 사실상 없었다. 즉, 사회와 단절돼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손 변호사는 "그러다 보니까 사회와 단절돼 자신만의 관심 분야, 범죄물에 빠져 자신만의 상상 속에서는 수천 번 수만 번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고 그 상상을 이번에 어떤 계기에서든 현실에서 실행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진행자인 김현정 씨가 '현대사회가 점점 개인화되고 사회성 부족해도 진짜 스마트폰 하나 들고 방에 들어가도 심심하지 않게 살 수 있을 정도로 되면서 이런 유형의 은둔형 외톨이의 범죄가 많아질 거라는 얘기가 많다'고 말하자 손 변호사는 "사실 은둔형 외톨이 자체가 범죄도 아니고 또 전부 다 범죄로 연결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만 이렇게 안 좋게 진행될 경우에는 끔찍한 범죄가 벌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사실 사회적 유대관계가 있는 사람은 설령 생각이 일시적으로 왜곡됐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서 바로잡을 기회를 갖게 되지만 단절된 사람들은 그게 불가능한 것"이라며 "그래서 형사재판에서도 강한 사회적 유대관계가 있는지 여부가 양형 요소 중에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손 변호사는 이런 유형의 범죄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범죄 심리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지금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는 이런 유형의 범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며 정유정이 사회와 단절돼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당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낙동강 인근 숲속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다.

이런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드러났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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