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어리 폐사 골머리 마산만, 이번엔 숭어 떼 출현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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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cm 안팎 숭어 수천 마리
먹이 활동 차 기수지역 회유
숭어 집단 폐사 가능성 낮아


지난 19일 오후 3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서 숭어 수천 마리가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강대한 기자 지난 19일 오후 3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서 숭어 수천 마리가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강대한 기자

정어리 집단 폐사가 해마다 반복되는 경남 창원시 마산만에 이번엔 숭어 떼가 출몰해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3시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 숭어 수천 마리가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가로 50m, 세로 10m 정도의 특정 구역에 집중돼 있었다. 대부분 크기는 20cm 안팎으로, 30cm에 달하는 성체도 다수 눈에 띄었다.

공원을 산책 중이던 박종민(66) 씨는 “도심 바로 앞에 있는 바다에서 물고기가 아래위로 층층이 쌓여 무리 지어 다니는 상황이 낯설고 기이하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왜 이렇게 숭어가 모여 있는지 모르겠지만, 낚시 금지 구역만 아니면 뜰채로 확 떠서 집에 들고 가고 싶다”고 했다.

숭어는 몸이 전체적으로 둥글고 길며 머리는 납작하며 등 쪽은 암청색, 배 쪽은 은백색을 띤다. 회유성 어종으로 성체의 경우 10~2월 사이 외해(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산란을 마치고 연안으로 돌아온다.

특히 3~5월 봄철이 되면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색이회유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번 숭어 떼도 정어리와 마찬가지로 먹이 활동을 위해 마산 연안을 찾은 것으로 본다.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는 도심하천과 바다가 연결되는 기수지역이라 미생물 등 먹이가 많은 곳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숭어가 봄철 성장 환경이 잘 조성된 연안으로 회유하는 시기”라며 “그래도 이렇게까지 많은 숭어가 떼 지어 있는 모습은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후 3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서 숭어 수천 마리가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강대한 기자 지난 19일 오후 3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서 숭어 수천 마리가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강대한 기자

해당 지역은 매해 10월께 정어리 떼가 출현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엔 2022년부터 정어리 떼가 발견됐다. 그러나 산소 소비량이 많은 정어리는 빈산소수괴(산소 부족 물덩어리)가 많은 반폐쇄성 해역에 머물면서 집단 폐사로 이어져 왔다.

창원시는 2022년 9~10월 사이 마산만·진동만 일대에서 정어리 폐사체 226t, 이듬해 10월 마산만 앞바다에서 폐사체 46t을 수거했다. 작년 10월엔 사전 어획 등 효과로 비교적 소량인 210kg을 걷어냈다.

창원시는 숭어가 정어리처럼 떼죽음을 당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마산만에 빈산소수괴가 발현하지 않았으며, 숭어의 경우 아가미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않고 유영력도 적어 산소 소비량 자체가 낮은 편이다.

창원시 수산과 측은 “생태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숭어도 관리해야겠지만 특별한 질병이나 다른 피해도 발생하지 않고 있어 자연 현상으로 판단하고, 별도 조치를 취하진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후 3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서 숭어 수천 마리가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강대한 기자 지난 19일 오후 3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서 숭어 수천 마리가 유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강대한 기자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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