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첫발 뗀 일본…‘한국 1호’ 대미투자도 발전·에너지·광물 유력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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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1차 투자액 대부분 가스발전소 배정
미, AI 시대 대규모 전력 인프라 시급
일본 투자 확정에 미국 압박 거세질 듯
정부, 임시 추진체계 가동해 대응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관세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관세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일본의 대미(對美)투자 첫 프로젝트 윤곽이 드러나면서 다음 차례인 한국에도 대미투자에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일본의 대미투자와 관련한 첫 번째 프로젝트 3개를 발표했다. 일본이 미국과의 관세 합의에 따라 약속한 5500억 달러(약 796조 원) 대미투자 가운데 첫 사업이 확정된 것이다.

우선, 총 360억 달러 규모의 1차 프로젝트 가운데 대부분인 330억 달러가 오하이오주에 들어설 가스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입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해당 시설이 9.2GW(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 9기가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이자 미국의 약 74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러트닉 장관은 "전력망 안정성을 강화하고 에너지 비용을 낮춰 미국 제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은 인공지능(AI) 산업 확산과 더불어 빅테크 기업들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립 붐으로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 인프라 건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나머지 2개 프로젝트 역시 미국의 전략적 이해와 맞닿아 있다. 두 번째는 멕시코만 심해 원유 수출 시설 건설 사업이다. 미국산 원유 수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에너지 주도권 강화와 직결된 프로젝트다. 마지막으로 조지아주에는 첨단 반도체와 방산 물자에 필수적인 합성 산업용 다이아몬드 생산 시설이 구축된다.

러트닉 장관은 이에 대해 외국 공급망에 대한 어리석은 의존을 끝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장악한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벗어나 미국 내에서 자체 조달 능력을 갖추겠다는 의도다.

일본의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구체화하면서 아직 첫 사업을 확정하지 못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3500억 달러(약 505조 원) 규모의 대미투자 계획을 약속한 상황이다. 한국은 3500억 달러 중 조선업 전용 1500억 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2000억 달러 투자는 양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시키는 분야에 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1호 대미 프로젝트는 일본 사례와 마찬가지로 발전, 에너지, 핵심광물 등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반영된 분야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에너지 개발과 전력 인프라 분야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데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역"이라며 "미국 입장에서는 해당 분야가 최우선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건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국의 산업적 이익을 얼마나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은 원전 건설 경험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신재생에너지, 전력 기자재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대형 플랜트 건설 경험과 통합 운영 능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산업통상부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와 국책 금융기관 등이 참여하는 임시 추진체계를 가동해 투자 후보 프로젝트를 사전에 점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와 국내 산업의 실익,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동시에 고려한 정교한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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