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여당 시장은 ‘말 잘 듣는 푸들’…힘으로 쟁취하는 야당 시장되겠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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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후보 심층 인터뷰> 국민의힘 박형준
전재수 통일교 의혹, ‘워터게이트’ 빗대
“공개적으로 한 거짓말 문제될 수 있어”
글로벌법 입장 변화엔 ‘줏대 없다’ 비판
한동훈 등판 긍정적, 연대는 “논의해야”
중앙당 중심은 한계…지역 선대위 앞장
“이번 선거가 마지막 보루, 힘 모아달라”

27일 오전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부산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 이재찬 기자 chan@ 27일 오전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부산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 이재찬 기자 chan@

“여당 시장은 말 잘 듣는 푸들에 불과하다. 시민의 힘으로 요구하고 쟁취하는 야당 시장이 필요하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직을 내려놓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형준 부산시장이 직무 정지 이후 처음으로 언론과 인터뷰에 나서 이 같이 직격탄을 날렸다. 박 시장은 27일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부산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를 겨냥해 “줏대 없는 시장 후보”라고 비판하며, “이번 선거는 권력 독주를 막는 마지막 보루”라며 총력전을 선언했다. 특히 전 후보의 통일교 의혹을 ‘워터게이트’에 빗대며 “정직함의 문제”라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보수 연대와 관련해서는 “당 후보가 결정된 뒤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유지했다.


-지난 4년간 부산시장직을 수행하며 느낀 소회는.

팬데믹 시기에 코로나에 걸려 며칠 격리돼 있었던 것 외에는 하루도 결근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일했다. 부산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을 했고, 부산의 클래스가 한 단계 높아졌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다만 시민들께서 이를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점들은 송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시민 삶의 질이나 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이전보다 15%에서 20%는 상승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일자리인데 고용 분야도 많이 개선이 돼서 상용 근로자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었고 OECD 기준으로 보면 고용률이 68.6%로 이전보다 5.6%포인트(P) 정도 뛰며 전국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다. 지난달 기준 실업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자영업과 건설업에서는 일자리가 많이 줄었음에도 부산이 지향하는 신산업, 서비스, 복지 관련 일자리가 크게 늘어서 좋은 성과를 냈다.


-이재명 정권의 ‘연성 독재’를 막기 위해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가려지고 있는 일들이 많다. 헌법 정신이 곳곳에서 훼손되고 있고, 심지어는 사법 장악까지 일어나고 있다. 이런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줘야 하는데 이번 선거가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한다. 지방 권력까지 모두 민주당에게 넘어간다면 더 큰 독주가 일어날 것이고, 야당은 영영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민들께서 여기를 ‘낙동강 전선’이라고 생각을 해주시고 견제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중심에 서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또 현재 부산은 ‘월드클래스’ 도시로 거듭나며 착착 나아가고 있다. 올바른 트랙 위에서 자동차가 잘 가고 있는데 운전자를 바꾸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중단 없는 발전이 필요한 때다.


27일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부산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 이재찬 기자 chan@ 27일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부산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 이재찬 기자 chan@

-일부 여론조사에서 전재수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격차가 10%P 내외라면 뒤집는다고 했는데.

부산에서 치러진 역대 지방선거, 총선, 대선을 모두 보면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차이가 나는 경우들이 많았다. 이른바 ‘샤이보수’들이 여론조사에서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 비중이 5~10% 정도로 나타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부산에 많은 고령층은 현재의 여론조사 시스템에서 ‘과소 표집’ 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그리고 현재의 정치 지형 자체가 여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는 보수층들이 어떤 형태로든 적게 잡히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의 민심을 확인하면 실제 투표장에서는 우리가 표를 더 얻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도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는 걸로 안다. 그런 면에서 5% 내외의 박빙 승부라고 예상한다. 게다가 후보 간의 TV 토론회나 후보들을 비교하는 시간이 더 많아질 수록 이런 지지율 격차는 좁혀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중앙 정치를 중심으로 돌아갔다면 이제부터는 시민들이 평가하는 ‘후보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시장 후보가 확정되고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합리적 판단을 하는 지역의 중도층과 보수층이 시간이 갈수록 박형준을 지지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전재수 후보는 ‘힘 있는 여당 시장론’을 내세운다. 여당 시장이 돼야 부산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부산이 해양수도나 글로벌 허브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가덕신공항, 산업은행 이전,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직전 정권에서 기껏 2029년으로 당겨놓았던 가덕신공항을 민주당이 2035년까지 미뤄놨다. 2032년까지 늦춰도 되는 걸 더 미뤘다. 산업은행 이전도 정부 고시를 끝내고 은행 내부 이사회를 통해서 다 결정된 사안인데 발목을 잡아버렸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은 민주당이 통과시키겠다고 호언장담을 해 놓고 제동을 걸었다. 이러면서 전 후보가 무슨 힘 있는 시장이 될 수 있나. 산업은행 이전 등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사실 뿌리가 있는건데 그런 걸 관철시키는 게 힘 있는 시장이지 않겠나. 대통령이 내용도 모르면서 그냥 반대한다고 해서 그냥 고개 푹 숙이고 ‘알았습니다’ 하는 게 힘 있는 시장이 아니다. 그건 ‘줏대 없는 시장’이다.

오히려 시민의 힘을 믿고 ‘이거 안 해주면 당신들에 표 안줄거다’ 하는 게 제일 큰 무기다. 야당 시장이 시민들의 힘을 갖고 요구해서 쟁취해야 한다. 호남의 경우도 야당이 시도지사일 때 더 발전했다. 저도 청와대에 있어 봤지만 정부는 야당 지역을 무시할 수가 없다. 여당 시장은 그냥 말 잘 듣는 푸들처럼 될 수 있지만 야당 시장은 시민들의 힘으로 요구하고 쟁취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다.


-민주당이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재설계하겠다고 나섰는데.

민주당은 부산을 제대로 연구하지 않았다. 무성의하게 법을 발의했고 선거 쟁점이 될 것 같으니까 그 공을 가로채고 정치적 효능감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까 법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입장을 바꿨다. 이게 과연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할 행태라고 보여지나.

특별법을 재설계할 거라면 진작에 하지 왜 이제 와서 그러는지 모르겠다. 재설계라는 말 자체가 사실 ‘안하겠다’는 말이다. 북극항로 특별법이나 해수부 이전 특별법은 통과시켰는데 둘 다 앙상한 법안이다.특별법에 내용이 하나도 없다. 해수부 이전만 규정하고 기능 강화나 공공기관 이전 등 내용이 전무하다.

글로벌법에 모자라는 게 있으면 추가하면 된다. 만일 지금 법안보다 인센티브를 더 준다고 그러면 우리는 고맙다. 지금이라도 법에 부족한 게 있으면 빨리 채워서 통과시키면 된다. 그러면 그게 자기네들 공이 된다. 이게 누구 공이 되는지 상관 없다. 민주당의 행태는 굉장히 심하게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빨리 재설계해서 5월 달 안에 통과시켜야 한다.


-‘당 중심 선거’를 고수하는가. 아니면 ‘독자적 전략’을 택할 것인가.

이미 중앙당 중심의 선거를 치르기는 어려워졌다.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지역 선대위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중앙당이 최근 여러 가지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다보니 중앙당이 앞장설수록 지역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시도지사 후보들을 살펴보면 제각기 나름의 성과를 냈다. 이제는 후보들의 시간이다. 당선이 되든 안 되든 후보들이 시정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당위를 갖고 선거를 치러야 하고 중앙당은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달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달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는 득실을 어떻게 판단하나.

한동훈 전 대표가 부산에 왔기에 부산이 선거의 핫플레이스가 됐고 이 자체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다만 앞으로 선거가 한 달 남은 상황에서 보수의 분열이 심화되는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지느냐, 아니면 보수가 큰 틀에서 연대하는 방향으로 선거가 치러지느냐에 따라 득실이 다를 것 같다.

저는 국민의힘 후보이기 때문에 북갑의 국힘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기다린 뒤에 판단해야 할 것 같다. 그 이후부터는 선거 전술이다. 지역선대위 안에 지역 국회의원들이 전부 다 들어온다. 내부 논의를 통해서 방침을 결정하는 것이 옳다. 지금 섣불리 결정을 내리면 그 자체가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일단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이 되면 같은 당 후보로서 연대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선거가 치열해지면서 어떤 식의 판세가 형성되느냐에 따라 선거 전술은 열려 있다.


-전재수 후보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네거티브 선거 공세를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건 네거티브 공세라기 보다는, 부산시정을 이끌고 가려면 역량도 있어야 하지만 부산시민들에게 찝찝함을 주면 안 된다. 의혹을 해소해야 할 의무는 후보에게 있는데 가장 문제는 ‘정직함’이다.

수사기관은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는 걸 밝혔는데, 그것(수수 여부)에 대해 수사결과만 이야기하며 명료하게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제기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공적 대표인 정치인은 시민들에게 당당함과 정직함을 보여줘야 한다.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한 게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도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 때문에 물러났다. 시민들이 묻고 있는 건 후보의 정직함이다. 본인이 분명하게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젊은 보좌관들이 다 기소가 됐다. 젊은 보좌진들만 전과자를 만드는 게 시민들에게 온당하게 비춰질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이후의 정치적 행보는.

단정적으로 모든 걸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직에 대한 미련은 없다. 원칙 있는 통합이 이뤄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등이 추진을 하고 있으니 광역 행정통합은 추진되리라 생각한다. 주민투표는 올 연말 등 최대한 빨리하려고 한다. 조건만 충족되면 2028년에 통합이 이뤄질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는 미련이나 사심 없이 통합만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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