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자기만 살겠다고”…‘45조 요구’ 삼성전자 노조 맹비난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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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대한 비난 여론 높아져
정치권·시민·주주 등으로 확산
파업 강행시 경제·사회적 혼란 지적
삼성바이오 파업 현실화…분기 매출 절반 손실 예상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첫 법정공휴일을 맞은 노동절,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을 둘러싼 비난 여론이 오히려 높아지고 분위기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작심 발언을 내뱉은 데다 주주와 국민 대부분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중동 사태로 경제가 위기에 놓인 상황에 막대한 성과급을 고집하는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다면 경제나 사회에 있어 파장이 감당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직격했다. 이어 "나만 살자가 아니라 노동자, 국민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책임의식과 연대의식이 필요하다"며 일부 노조의 과도한, 부당한 요구를 지적했다. 사실상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현재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상한 없는 성과급의 '명문화'를 고집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약 300조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45조 원 이상을 성과급으로 받아가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부분인 디바이스솔루션(DS) 직원 1인당 약 6억 원 이상을 요구한 것이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최대 30조 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 특히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주요 고객사와의 계약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전쟁이 진행되는 중에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고객사 납품 지연 등 신뢰에 큰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7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노조를 직격한 데 이후 불과 사흘 만에 대통령이 직접 수위를 더 높인 것은 이번 파업이 단순히 노동자의 권리를 넘어 경제나 사회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 실적에는 수많은 인프라, 협력기업, 400만 명이 넘는 소액주주, 국민연금 등이 관여돼 있다"며 "이익을 회사 구성원들만 나눠도 되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총리 청사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주최 오찬 및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서 모디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총리 청사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주최 오찬 및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서 모디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정책실도 최근 삼성전자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타고 회복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주식시장 호황 등까지 견인해온 만큼, 실제 파업이 벌어질 경우 여러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다각적인 검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7~28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응답자의 약 70%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부터 지난 2011년 창사 이래 첫 전면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는 그룹 내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임금 14% 인상,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을 겪어 왔다.

노조는 노동절인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일단 닷새간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연속 공정이 핵심인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는 점을 감안할 때 문제가 발생해 단 하루라도 생산이 멈추면 단백질이 변질돼 전량 폐기할 수밖에 없어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면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최소 6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 2571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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