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대규모 투자 배경은? 정부 말만 듣고 호남 집중… 뒤늦게 ‘영남 안배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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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755조 원… 지역 차별 논란
올해 초만해도 논의 없었던 계획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기업투자 계획 발표 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기업투자 계획 발표 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2위를 보유한 삼성과 SK가 지난달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총 4755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초만 해도 전혀 논의되지 않았던 투자 규모와 내용인 데다 투자액 가운데 기존 경기도 용인 일대 클러스터 투자계획을 제외한 대부분을 서남권(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집중하면서 비호남, 특히 영남권에선 지역 차별 논란까지 일고 있다.

서남권에 400조 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한중의원연맹 세미나에서만 해도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 광주·전남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의 질의에 “너무 특정해 주시지 말아야 하는 게, 꼭 가야 하는 것이 반도체인지는 모르겠다”며 다소 부정적인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호남권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입지 선정과 관련한 원론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SK가 이번 발표에서 삼성과 달리 기존 생산 거점을 보유한 영남권 투자 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다. SK는 울산에서 정유·화학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거제·경북 구미 등에 60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삼성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포함된 사업의 투자 계획만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유·화학 산업이 현재 업황 침체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어서 신규 투자 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 측은 이번에 2655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단기간에 결정된 데 대해 “AI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경기도 기흥, 화성, 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의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단지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앞당겨졌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호남 반도체 투자를 막판까지 반대했다’는 소문에 대해 삼성 측은 “금시초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비호남 지역에 대한 투자 계획까지 밝힌 것과 관련, 삼성 측은 “지역별 삼성 각 관계사의 사업 연관성과 미래 비전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대구가 연고인 삼성이 정부 말만 듣고 호남에만 투자할 경우 영남권 등에서 후폭풍이 우려돼 이 같이 안배를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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