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우양미술관, '르네 마그리트' 특별 기획전

정순형 기자 jun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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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빌링 이미지, 초현실주의 사진과 영상

경주 우양미술관, '르네 마그리트' 특별 기획전 경주 우양미술관, '르네 마그리트' 특별 기획전

"마그리트의 뮤즈였던 아내 조제트의 모델 사진, 마그리트와 그의 친구들이 회화작품 속 인물과 같은 포즈를 취한 사진…"

벨기에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1898-1967)의 사진 130여 점과 영상이 국내 최초로 경주에서 공개된다.

경주 우양미술관은 10월31일까지 '르네 마그리트, 더리빌링 이미지: 사진과 영상' 특별 기획전을 펼친다.

르네 마그리트는 사진작가이기도 했다. 우양미술관 측은 "사진이라는 매체를 작품 창작의 수단으로 적극 사용한 르네 마그리트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그의 개인적 삶이 예술적 행보와 밀접했음을 보여주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의 사진이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에는 드로잉이나 페인팅처럼 예술작품으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점차 미술 시장과 갤러리에서 르네 마그리트의 사진이 그의 개인사를 다룬 자료로 중요하게 평가되면서 재조명받았다. 르네 마그리트 사후 그의 모습을 담은 다수의 사진과 영상이 발견되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이는 기존의 아카이브와는 또 다른 예술 창작자로서의 마그리트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르네 마그리트는 대상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해 초현실주의가 지향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다고 믿었던 화가다. 사진을 작품 제작을 위한 매체로 사용하거나, 일종의 미장아빔(mise-en-abyme)으로 사진의 가능성을 추구했던 마그리트의 방식은 동시대에서는 평범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이미지와 재현, 낯설게 보기와 같은 마그리트의 생각이 사진에서도 읽혀지기 때문이다. 마그리트의 예술적 영감이자 뮤즈였던 아내 조제트를 모델로 찍은 사진, 마그리트와 그의 친구들이 회화작품 속 인물과 같은 포즈를 취한 사진 이외에도 얼굴을 손이나 체스판, 다른 그림으로 가리거나 카메라를 등진 사진들은 외적인 이미지의 상징을 거부했던 마그리트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다.

<사냥꾼 모임>, 1934년. E.L.T. 므장스, 르네 마그리트, 루이 스퀴트네르, 앙드레 수리와 폴 누제(뒷줄 왼쪽부터) 이렌 아무아르, 마르트 보부아쟁과 조제트 마그리트(아랫줄), 요스렌트메이스터스 스튜디오. 원본사진, 찰리 허스코비치 컬렉션, 유럽 <사냥꾼 모임>, 1934년. E.L.T. 므장스, 르네 마그리트, 루이 스퀴트네르, 앙드레 수리와 폴 누제(뒷줄 왼쪽부터) 이렌 아무아르, 마르트 보부아쟁과 조제트 마그리트(아랫줄), 요스렌트메이스터스 스튜디오. 원본사진, 찰리 허스코비치 컬렉션, 유럽

전시는 총 6부로 구성된다. 르네 마그리트의 가족과 평생 뮤즈이자 영감을 준 아내 조제트 마그리트, 그의 작업 세계에 영향을 준 지인들을 담은 사진과 영상 등 총 130여 점이 전시된다. 마그리트의 인생에 대한 기록은 물론이고, 사진이라는 매체가 그의 예술관과 작업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평가해볼 수 있는 기회다.

우양미술관 1층 미디어 존(Media Zone)에서는 마그리트가 촬영한 홈무비 형식의 영화를 비롯하여, 신선우 작가가 마그리트의 작품을 모티브로 제작한 대형 영상작품 <Particulates>, 이혜리, 김다영, 윤솔 팀이 제작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Zone ) 작품인 <Empty your brain>도 15분 동안 체험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한 공간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2~3전시실에서는 르네 마그리트의 사진 130여 점과 벽화와 잔디밭으로 꾸며


진 관람객 참여형 공간(Audience Zone)에서 전시체험 프로그램과 포토존을 별도로 선보인다.

이번 기획은 우양미술관, 뮤지엄 그라운드, artloft, LUDION 공동주관이며, 경동건설과 힐튼경주호텔이 후원한다.

전시 기간 동안에 우양미술관 2층 관람객 참여형 공간(Audience Zone)에서 르네 마그리트가 사용한 '낯설게 보기'(데페이즈망)를 활용하여 관람객이 직접 그려봄으로써 초현실주의를 경험하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 벽화가 그려진 미술관 벽에 자신의 작품을 직접 전시할 수 있는 참여형도 열린다.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작가는 1898 11월 21일, 벨기에 레신에서 출생해 브뤼셀 왕립미술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1925년 최초의 초현실주의 작품을 완성한데 이어, 28세부터 마그리트, 므장스, 누제, 괴망스, 작곡가 앙드레 수리와 세 가지 합동강령 발표하면서, 벨기에 초현실주의를 시작했다. 이어 31세에 살바도르 달리(1904-1989), 폴 엘뤼아르(1895-1952)와 친분관계 맺고 초현실주의 작품활동을 벌였다.

1967년 69세에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그해 8월 브뤼셀 자택에서 사망했다.

<통찰력(Clairvoyance)을 그리고 있는 르네 마그리트, 브뤼셀>, 1936년 10월 4일 원본사진, 허스코비치 컬렉션, 유럽 <통찰력(Clairvoyance)을 그리고 있는 르네 마그리트, 브뤼셀>, 1936년 10월 4일 원본사진, 허스코비치 컬렉션, 유럽

한편 경주 보문단지 힐튼 호텔 부지에 위치한 우양미술관은 1991년 설립된 국내 최초 사립 현대미술관으로, 개관이래 해외 미술관과 연계된 대규모 국제전을 비롯해, 현대 미술을 역사적으로 조망하며 시대를 앞서 오늘의 미술 흐름을 제시해 준 국내외 주요 작가 들의 전시를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또한 부산경남울산과 대구 경북지역 등 수도권 이외 지역의 대표적 미술관으로서 중심적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순형 기자 junsh@busan,com


정순형 기자 jun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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